기득권 압박에 꺾여 버린 '로톡' 혁신의 싹
파이낸셜뉴스
2023.02.21 18:20
수정 : 2023.02.21 18:20기사원문
지난해 입주한 신사옥도 매물로 내놓았다고 한다. 이번 주 안으로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고, 남은 직원들 연봉은 일제히 동결된다. 경영진 임금도 삭감한다.
한때 미래가 창창해 보였던 신생 스타트업의 씁쓸한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2014년 세상에 나온 로톡은 법률 소비자들을 빠르게 사로잡았다. 법률 정보가 필요한 의뢰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변호사를 직접 플랫폼에서 찾아 사건을 의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로톡 서비스 구조다. 리걸테크 선두주자로 각광받으며 400억원 투자금까지 모았다. 방문자 수는 지난해 2300만명까지 늘었으니 이만한 성공도 없었다.
이대로 가면 '제2의 타다'가 될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택시업계 반발로 공유차량 신생업체 타다가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그로 인한 혼란과 불편은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로톡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입장에선 보다 편리한 법률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갈등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진다. 의료계는 원격의료 봉쇄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부동산업계는 중개 플랫폼을 공격한다.
갈등을 중재해야 하는 정부와 정치권은 눈치만 보다 결국 기득권 편에 섰던 사례가 숱하다. 국내에서 유난히 신생 스타트업이 뿌리내리지 못했던 것도 이런 이유였다. 로톡의 시련 역시 정부의 더딘 중재 탓이 크다. 산업의 기본은 소비자와 국민 눈높이에서 시작해야 한다. 신산업, 혁신 벤처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서 국가성장을 말할 순 없을 것이다. 혁신의 싹을 지킬 수 있는 산업 생태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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