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도 의문 제기한 中 리오프닝 영향 "관광객 늘겠지만 성장제고 예전만 못하다"
파이낸셜뉴스
2023.02.27 15:22
수정 : 2023.02.27 15:22기사원문
한국은행 이슈노트 '中 리오프닝이 우리경제 미치는 영향'
"수출 회복 및 중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서비스업 개선"
"中 대외수요 부진에 국내 성장 제고효과 과거만 못해"
국제유가 상승·관광객 증가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
"여행·컨텐츠 등 서비스업 경쟁력 제고해야"
[파이낸셜뉴스]우리나라 수출의 4분 1을 차지하는 중국이 본격적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과거만큼 우리 경제 성장에 기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관광객이 늘어 국내 서비스업 진작이 기대되나, 대외수요 부진으로 정보기술(IT)제품 등 재화수출 회복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중국이 경제활동에 기지개를 켜면서 국제유가 수요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등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도 예상됐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슈노트(윤용준 한국은행 조사국 아태경제팀 팀장 외 20인 작성)에 따르면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한 국내 성장 제고효과는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IT경기 둔화와 중국의 소비중심 회복, 재고누증 등으로 대외수요가 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품목에 따라 회복 속도와 정도도 다를 것으로 예상됐다. 대중수출은 중국 내수경기와 관련된 화공품이 우선 회복된 후, 휴대폰과 반도체 등 IT관련 제품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IT 제품은 회복 정도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수요가 서비스 중심으로 회복돼 IT 중간재, 최종재 수출도 부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팬데믹 이후 PC와 휴대폰 등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제조업 재고가 증가한 데다 중간재 자급률도 높아져 회복 정도가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고위기술 중간재에 대한 수요는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3월 4일 중국의 연중 최대 행사인 양회 이후 투자·수출 회복 정도에 따라 대중 재화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리오프닝은 국내 서비스업 경기 회복에 청신호다. 중국 관광객들이 늘면서 운송업과 여행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이 개선될 전망이다. 산업연관분석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100만명 증가시 우리 경제 성장률은 0.08%p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11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 재개와 오는 3월 1일 PCR 검사의무 해제로 3월부터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중국 경제가 움직이면서 국제유가 수요가 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국내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외식과 숙박 등 개인 서비스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진다. 그동안 이 총재를 필두로 한국은행에서는 중국 리오프닝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해왔다.
중국 경제 성장에 기댈 수만은 없다는 경고성 메시지도 나왔다. 미·중 갈등과 중국의 고령화, 비효율적 국영기업에 대한 의존 등은 중국의 중장기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총재는 지난 1일 "중국의 임금이 올라가고 중국 기업 경쟁력도 굉장히 올라갔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바꿔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리스크 뿐 아니라 중국 경제 구조가 달라진 점을 고려할 때 대중수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보고서 집필진은 "IT제품 등 중간재 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가 바탕이 되는 가운데 여행·컨텐츠 등 서비스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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