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항구' 은밀히 접근해 수중 폭발"… 北 수중 핵드론 '해일' 공개
뉴스1
2023.03.24 12:09
수정 : 2023.03.24 13:21기사원문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바닷속을 잠항해 우리 해군기지나 유사시 해상으로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에 접근해 공격할 수 있는 핵병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해 그 진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지난 21~23일 '해일'로 명명된 '핵 무인 수중공격정' 훈련을 진행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 참관 아래 진행된 이 훈련에서 '해일'은 21일 북한 함경남도 리원군 해안을 출발해 동해 수중 80~150m 깊이에서 59시간12분간 타원 및 8자형 침로를 따라 잠항했으며,이후 23일 오후 가상의 '적 항구'로 설정한 홍원만 수역의 목표점에 도달해 시험용 전투부(탄두)를 수중 폭발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북한 측 주장대로라면 '해일'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수중 드론'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수중 드론을 개발해왔다고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신문은 "시험결과 핵 무인 수중공격정의 모든 전술 기술적 제원과 항행 기술적 지표들이 정확하게 평가되고 믿음성과 안전성이 검증됐으며 치명적 타격 능력을 완벽하게 확증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이 무기의 사명은 "은밀하게 적 작전수역으로 잠항해 수중폭발로 초강력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 함선 집단과 주요 작전 항을 파괴 소멸하는 것"이라며 "임의의 해안이나 항 또는 수상 선박에 예선해 작전해 투입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
노동신문 보도 내용대로라면 북한이 수중 핵폭발로 인공 해일을 일으켜 인근 해안 시설이나 함선 등에 피해를 주는 동시에 일대 해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킬 수 있는 무기체계를 개발했단 얘기가 된다.
북한은 '해일'의 잠항 속도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3노트(시속 5.5㎞) 정도의 속도만 내더라도 시간당 180마일(약 290㎞)을 갈 수 있어 북한 해역에서 출발해 부산항에 도달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단 계산이 나온다. 또 노동신문 보도 내용처럼 다른 선박에 예선해 작전에 투입할 경우 주일 미 해군기지 등도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보도 내용 등을 근거론 '해일'이 러시아가 개발한 수중드론(핵추진 어뢰) '포세이돈'과 유사한 방식의 무기체계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의 '포세이돈'은 소형 원자로 추진체계로 이용하기 때문에 최대 잠항거리가 1만㎞에 이르며 자율항행이 가능하다. 또 핵탄두와 재래식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단, 전문가들은 북한의 '해일'은 원자로가 아니라 재충전 기능이 없는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의 '해일'은 포세이돈과 핵어뢰의 중간쯤 되는 무기체계인 것 같다"며 "어뢰처럼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게 아니라 수상함·잠수함 등에 부착해뒀다가 발사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국장은 "이런 방식의 무기체계는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우리 군이 탐지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여러 발을 동시에 쏠 경우 1발이라도 막지 못하면 피해를 입기 때문에 방어 측면에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발표한 '해일'의 성능을 모두 믿을 순 없겠지만 '핵어뢰'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북한의 소형 핵탄두 개발과 연결된다면 우리 입장에선 위협이 된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이 같은 무기체계 개발을 시작했으며, 2021년 1월 제8차 당 대회 이후 50여차례의 '각이'한 최종단계 시험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총비서가 29차례의 무기시험을 직접 지도한 끝에 작년 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작전 배치'가 결정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발표는 '해일'이 그만큼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인 무기이며 '전략적 가치'가 크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대개의 나라들은 관련 정보 유출 등을 우려해 전략무기 개발·시험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핵어뢰는 목표 위치로 이동한 뒤 탑재한 핵무기를 터뜨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기능면에선 매우 단순하고 실현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소장은 "지금까지 북한이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순항미사일은 잠수함의 무기발사관 크기에 맞게 소형화할 필요가 있었지만, 이번에 공개한 수중 무인체(해일)는 발사관에서 발사하는 게 아니므로 핵무기를 탑재하는 게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이날 북한의 보도 및 해당 무기체계에 대한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의 무기개발 동향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왔다"며 "북한이 발표한 무기체계의 실체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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