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의 선경직물 '테토론'
파이낸셜뉴스
2023.03.30 18:18
수정 : 2023.03.30 18:18기사원문
2년 후 발매된 화려한 문양의 '봉황새 이불감'은 예비 신부에게 인기가 높아 출시 3개월 만에 요즘 아파트처럼 웃돈이 붙어 거래될 정도였다.
그는 1958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생산한 데 이어 데도론, 크레폰, 앙고라, 깔깔이, 양단, 뉴똥 등 새로운 직물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잘 구겨지지 않고 때가 잘 타지 않는 이 화학섬유들은 무명 옷을 빨아 다리미로 다리느라 생고생을 했던 당시 여성들에겐 '복음'과도 같았다. 선경직물의 첫 광고(사진)는 1965년 8월 29일자 신문(조선일보)에서 확인된다. 시중에서는 데도롱, 데드롱, 데도론 등으로 불리던 테토론(tetoron)이다. 테토론은 나일론보다 덜 질기지만 더 가볍다. 테토론에서 업그레이드된 섬유가 폴리에스터이며 테토론도 폴리에스터의 일종이다. 중소기업이던 선경직물은 수출전선에 뛰어들었다. 예고 없이 선경직물을 방문한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회의 의장이 "앞으로 수출을 해보시오!"라고 짤막하게 한마디 했다고 한다. 일본 무역상이 제품에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이라고 써달라는 요구도 했다지만, 1962년 4만달러에 불과하던 수출은 1969년 833만달러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기자손성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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