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노조 집결한 혼돈의 KT 주총장…"외압에 버텨달라"

뉴스1       2023.03.31 12:47   수정 : 2023.03.31 14:31기사원문

31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주)케이티 제4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KT의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 3인의 재선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사퇴로 인해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 4건으로 변경됐다. 2023.3.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31일 (주)케이티 제41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 주주총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2023.3.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오전 9시. 이른 아침부터 KT(030200) 주주총회장은 빼곡히 들어찼다. 주총 시작 30분 전인 오전 8시30분경 도착한 주주들은 별도 공간에서 중계 화면으로 주총을 지켜봐야 했다. 차기 대표 후보의 부재로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은 KT를 놓고 개인 투자자들과 노동조합 등이 집결해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혼란에 빠진 KT의 현주소가 주총장에 집약돼 있었다.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당초 이날 주총은 차기 KT 대표를 선임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었지만, 구현모 대표의 연임 포기에 이어 윤경림 후보까지 자진 사퇴하면서 해당 안건은 폐기됐다. 재선임하려던 사외이사 3인의 후보도 주총 직전 사퇴하며 핵심 안건은 모두 빠졌다.

안건의 빈자리는 경영 공백을 정상화하라는 목소리가 대신 채웠다. 경영 정상화에 대한 요구는 동일했지만, 책임을 묻는 대상은 저마다의 이유로 달랐다.

주총은 시작 전부터 시끄러웠다. KT전국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는 확성기를 들고 현 경영진의 책임을 물었다. 이른바 '이권 카르텔'이 현재 상황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통신은 공공재라는 관점에서 공적 통제가 가능한 소유지배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비상경영회의 구성은 통신 공공성 인식이 확고한 인사들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총이 시작되자 각자가 처한 위치에 따라 다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대표 직무대행 박종욱 경영부문장(사장)의 말은 이들의 아우성으로 뒤덮였다.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은 "완전 민영화가 된 KT를 정치권에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이권 카르텔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이권 카르텔 대안이 낙하산일 수 없고, KT 빠른 정상화 위해 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 주주는 박종욱 직무대행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박 직무대행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지적하며 "범죄 경력이 없는 통신 전문가, 노동인권 감수성 있는 사람이 대표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현 경영진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개인 주주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 운영자는 "외부 외압이 민영화된 기업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어난다는 것에 개인 주주들은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며 박 직무대행 체제를 응원했다.

이어 "비전문가인 정치권 인사들로 회사 경영에 차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관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주주 권리 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별도의 주총장에서 중계로 진행 상황을 지켜보던 일부 주주들은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지 못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자신을 은퇴한 개인 투자자라고 밝힌 이명종씨(67)는 "(발언권을 얻지 못해) 주주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구석에 몰아 놓고 무슨 주주총회를 하냐"며 대표 면담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날 박 직무대행은 '비 온 뒤에 오히려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을 언급하며 "새로운 지배구조에서 성장 기반을 탄탄히 해 다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데까지 약 5개월을 예상하고 있지만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비상경영체제에서 차질 없이 수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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