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은 모습? 내 팔자엔 없어" 장근석, '미끼'로 보여준 변화(종합)
뉴스1
2023.04.04 17:07
수정 : 2023.04.04 17:07기사원문
데뷔 31년차 배우 장근석이 지난 5년의 공백기를 깨고 '미끼'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5년 동안 인생 마인드맵을 그려봤다는 그는 '아시아 프린스' '근짱'을 넘어서는 무궁무진한 매력을 예고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미끼'(극본 김진욱/연출 김홍선)는 지난1월27일 파트1을 공개한데 이어 오는 7일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있다.
총 12부작이다. '미끼'는 사상 최악의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죽음 뒤로 숨어버린 경제 사범 노상천(허성태 분)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장근석은 극 중에서 변호사 출신 형사 구도한 역을 맡았다. 드라마 '스위치 - 세상을 바꿔라'이후 5년 만에 돌아온 그는 짙은 수염과 진지해진 모습으로 그전과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아시아 프린스' '근짱' 등의 수식어를 찾아볼 수 없는 180도 다른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했다.
배우 장근석이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미끼' 및 자신과 관련해 인터뷰를 가졌다.
-'미끼'를 통해 뻔한 나의 모습을 깨고 싶었다고 했다. 지금 보기에는 어떤가.
▶데뷔한지 31년차가 됐고 제가 쉬었던 5년의 시간이 좋았다. 한번도 쉼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를 돌이켜봤다. 잘했다기보다는 참 많이 했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지금 쉬어두는 게 좋지 않을까, 30년 동안 했던 나의 모습과는 다른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미끼'로 변신했어 까지는 아니어도 이런 연기도 가능하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말했던 것처럼 '미끼'에서 수염 등 상남자로 달라진 스타일링도 눈길을 끌었다.
▶수염 설정에도 여러 의견이 있었다. 수염 길이 1㎜마다 이미지가 다르다. 감독님과 호기롭게 해보자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저도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잘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사전에 고민이 있었다. 팬들도 저를 모니터로 봤을 때는 놀랐을 것 같다. 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서, 많이 절제하면서 연기하고 있구나 생각한 것 같다.
-5년 휴식의 결정이 '미끼'였다. 어떤 점에서 끌렸나.
▶5년 동안 쉬면서,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하는 생각으로 마인드맵을 많이 그렸다. 5년 동안 느꼈던 게 자연스럽게 표출되어야 했다. 처음에 저도 무게를 잡아야하나, 점잖고 근엄한 모습을 보여줘야하나 생각했는데 저의 팔자에는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 하고 싶은 대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하.
-허성태 배우와 호흡은 어땠나.
▶허성태 형이 낯가림이 강하다. 저희는 그것을 오히려 빨리 깼다. 처음에 호칭을 어떻게 불러야하나 고민했다. '선배님'으로 하면 거리가 멀 수 있고 또 내가 선배이기도 하다. 하하. '씨'는 아닌 것 같았다. 파트2 촬영할 때 현장에서 '형님'이라고 질렀다. 되게 좋아하시더라. 허성태 씨는 저를 '근짱'이라고 부른다.
-과거 '아시아 프린스' '근짱' 이미지가 강한데, '영원한 근짱'으로 불리는 것은 어떤가.
▶'아시아 프린스'는 스스로 제 입으로 떠들고 다녔다. 젊을 때 호기로움이었다. 부끄럽지는 않은 것 같다. 부끄러워해봤자 늦었다. '근짱'은 일본 팬들이 만들어준 거라 친근하다. '아시아 프린스'는 부끄럽지는 않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벗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OTT 플랫폼은 처음이었는데 어땠나.
▶표현의 세계가 제한적이지 않다는 데 대해 큰 매력을 느꼈다. '미끼'가 플랫폼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장르적 특성상 잔인한 장면이 있을 수 있고 거북할 수도 있다. 쿠팡플레이 OTT를 만나서 '미끼'를 펼칠 수 있어서 좋은 시너지가 나왔다. 연기를 하는데 제한없이 표현하는 게 좋았다.
-자신이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 같은가.
▶예전 기억을 꺼내보면 '별난 사람'으로 보여질 수 있었을 것 같다. 가끔은 가벼워보이기도 하는데, 예전에는 제 자신이 가볍지 않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저런 포인트가 가벼워 보일 수 있구나 생각했다. 그러면서 어른이 되어가는건가 싶어서 겁이 생겼다.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조심해야해 생각했다. 잠깐 조심스럽게 행동해봤는데 오히려 저답지 않아서 어색했다.
-'미끼' 파트1 공개 후 자신을 깨부순 것 같나. 앞으로 깨부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미끼'를 하고 나서 저에게 오는 대본 장르가 다양해졌다 '미끼'에서는 '장근석은 예쁘장한 샤방샤방한 코미디 장르를 하겠지'라는 생각을 부쉈다면 두 번째는 뭐가 될지는 모르겠다. 일반적인 저의 이미지를 부수는 게 재밌었다.
-'프로듀스 101' 시즌1에서 MC로 센세이션한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를 돌아보면 어떤지.
▶오디션 프로그램 MC는 제가 1세대였다. 6,7년 가까이 되어간다. 그때만 해도 MC로서 역할이 제한된 게 없어서 거기서도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다. "쇼타임"도 하고 촬영 없는 날에도 나가서 애들 하는 것 봤다. 지금은 공식이 생긴 것 같다. 그때처럼 자유롭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 다시한다면 '열린음악회' 쪽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하.
-팬들을 여자친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팬을 향한 사랑이 남다른데.
▶저는 팬들을 조심스러워한다, 조심스러워한다는 것은 존중의 의미가 있고 (팬들의 사랑이)무조건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탈덕'한 팬이 가장 무섭다. 팬과 저는 연애하는 연인의 관계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책임감도 있고 의무도 있다. 저는 팬들에게 항상 '연애하는 것과 같은 거 아니냐'라고 하는데 팬들은 '헛소리 하지 말라'라고 한다.
(팬들은)고마운 존재이고 그들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생각한다. 실망을 주고 싶지 않다. 스튜디오 촬영이 50번이 있다면 48번 팬들이 밥차를 다 보내줬다. 그만큼 해줘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어서 5년 동안 쉬면서 가장 미안했던 사람들은 팬들이었다. 팬들이 저와 성격이 같다. 열정적인데 열정이 과하다. 그래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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