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자동차 '포니'

      2023.04.08 13:36   수정 : 2023.04.08 15:17기사원문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자동차 판매 톱3에 올랐다. 지난 2010년 포드를 제치고 톱5에 오른지 12년만이고, 2021년 GM을 따돌리고 톱4에 등극한지 딱 1년만이다. 이 놀라운 성과 맨 앞자리엔 '국산 1호 자동차' 포니가 있다.



포니는 이른바 '정주영 정신'의 집합체다. 미국 포드자동차의 코티나를 조립 생산하던 현대차에 독자모델 개발은 모험이자 도박이었다. 사내의 모든 사람이 독자모델 개발에 반대했지만 단 한 사람, "이봐, 해봤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던 창업주 정주영만은 국산차의 꿈을 접지 않았다.
포니 디자인은 포드 머스탱 등을 설계한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에게 맡겨졌다. 그에게 들어간 디자인료만 당시로선 거액인 120만달러였으니 포니 개발은 엄청난 프로젝트였던 셈이다.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를 통해 처음 존재를 드러낸 포니는 이듬해 12월 공장설비를 완비하고 1976년부터는 양산에 돌입했다. 포니 1대당 가격은 228만9000원.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를 넘지 않던 시절이니 결코 싼 가격이라고 할 수 없지만 포니는 출시 첫해부터 1만726대를 팔아치우며 단숨에 국내 시장점유율 43%를 기록했다. 이후 좀 더 둥글둥글한 디자인의 포니2가 출시되고, 그밖에도 배기량을 1200㏄에서 1400㏄로 확장한 포니1400을 비롯해 픽업, 왜건, 쿠페, 해치백 등이 생산되면서 포니는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 1990년 후속 모델인 엑셀에 바통을 넘겨줄 때까지 포니가 국내에서 기록한 판매대수만도 총 66만1500대에 이른다.

이른바 '마이카 시대'를 활짝 열었던 포니의 유산은 지금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9년 포니 탄생 45주년(포니가 첫 공개된 1974년 토리노 모터쇼 기준)을 맞아 EV 콘셉트카 '45'를 발표했다. 그해 열린 제68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서 모습을 드러낸 '45'는 날렵한 외관에 직선적이고 힘찬 라인이 살아있어 '포니에 대한 오마주(경배)'라는 평가를 받았다.
'45'의 디자인과 기술은 아이오닉5 등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들로 고스란히 이전돼 '포니 DNA'를 이어가고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