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임금 5% 올렸다… 최악 실적 K반도체도 임플레 위기
파이낸셜뉴스
2023.04.17 17:59
수정 : 2023.04.17 18:20기사원문
시설투자 대신 '인재 확보' 비상
삼성전자 노사 4.1% 합의했지만 전국삼성노조는 10% 고수 난항
적자 SK하이닉스도 다음달 임협
노조, 지난해 수준 요구할 듯
■투자 줄인 TSMC, 임금은 5% 인상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삼립방송은 최근 반도체 업황의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TSMC가 직원들의 기본급을 예년 수준인 5%가량 올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TSMC는 2021년과 2022년 두 자릿수의 임금 인상을 골자로 한 전면적인 임금 구조 개혁을 단행한 결과, 임직원 평균 연봉은 2019년 198만대만달러(약 8500만원)에서 지난해 317만대만달러(약 1억3602만원)로 28.91% 상승했다.
앞서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은행은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의 부진을 이유로 TSMC의 올해 5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가동률 예상치를 기존 90%에서 75%로 하향조정 했으며, 7나노 가동률도 50%가량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예상보다 부진한 전방산업 수요 회복에 TSMC는 투자액 조정과 신공장 건설 연기 등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다. 대만 연합보는 반도체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20일 개최되는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TSMC가 올해 투자액을 당초 320억~360억달러에서 280억~320억달러로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4.1% 올린 삼성…SK하이닉스 '난항' 예상
최악의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최근 임금 인상률 4.1%(기본 인상률 2%·성과 인상률 2.1%)에 합의했다. 사측은 1%대의 기본 인상률을 제시했지만 노조 반발에 인상률을 2%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전국삼성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올해 10% 인상률을 고수해 노조와의 협상은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1969년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사측이 노사협의회가 정한 기존 임금인상분 외에는 추가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노조가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지난해 4·4분기 10년 만에 적자 전환한 SK하이닉스도 5월 임단협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앞서 메모리반도체에 불어닥친 한파로 올해 설비투자를 전년의 50% 수준으로 줄이기로 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노조는 지난 5일 사측에 임금교섭을 위한 상견례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인상률을 사측에 제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조합원들에게 △기본급 인상률 △임금협상방식(정액제·정률제) △초과이익분배금(PS) 700%(연봉의 35%)에 대한 만족도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SK하이닉스와 기술사무직 노조는 지난해 임금을 전년 연봉 대비 5.5% 올리고, 추가로 기준급을 월 10만원 정액 인상하는 안에 대해 최종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과 칩스법 등 내우외환에 각사가 임금을 대폭 올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초격차 기술력이 인재에서 나오는 만큼 인재유출을 막기 위한 처우개선 노력이 요구되면서 기업들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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