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지갑, 명품엔 활짝... '금값' 해외항공권도 불티
파이낸셜뉴스
2023.04.19 18:09
수정 : 2023.04.19 19:35기사원문
소비자 물가 4%대 상승률 기록
가성비·초저가 상품 인기 여전
'극과 극' 소비 행태 두드러져
10만원대 고가의 호텔 빙수는 예약이 힘들 정도다. 고급 소비재인 자동차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명품·여행 보복소비 폭발
명품 보복소비 바람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번지고 있다. 국내에서 명품을 사던 소비자들은 최근 들어 저렴한 가격과 면세혜택 등에 따라 해외 백화점에서 구매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재개 등으로 국내 명품 성장률은 낮아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고급 소비재인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달 두자릿수 상승해 반도체 수급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3월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6만5851대로 2021년 3월(17만대)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19.6% 증가한 수치다.
■4%대 고물가, 극과 극 소비
이와는 정반대로 '짠테크' '초저가 상품' 등의 인기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2% 상승하며 2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6%대보다는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물가상승 둔화세에도 구성품목 458개 중 전년동월 대비 가격이 상승한 품목 수는 395개(86.2%)에 달했다. 실질적 생활비는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극과 극' 소비행태에 "고물가에 힘든 건 나뿐인 것 같다"는 푸념도 나왔다. 서울 여의도의 직장을 다니는 30대 A씨는 "고물가에 다들 힘들다고 난리이면서 명품은 꼭 사고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나만 힘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을지로 직장인 B씨도 "나는 장 볼 때마다 물가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는데, 다들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다"며 "점심값, 커피값 올랐다고 힘들다고 하더니 정작 다들 사치품은 척척 사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고물가가 맞나 싶다"고 전했다.
'짠테크'와 '보복소비' 양극단의 소비행태가 한 사람에게서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동남아 3박4일 휴가에 100만원이 들었다는 직장인 C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평소에는 외식을 끊고 '냉장고 파먹기'를 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면서도 "해외여행에서는 편안하게 쉬고 싶어 비싼 호텔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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