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해" vs "정치검찰".. 아수라장 된 송영길 출두 현장

파이낸셜뉴스       2023.05.02 14:25   수정 : 2023.05.02 14:25기사원문
지지자-유튜브 자리싸움까지 '극심한 혼잡'
검찰, 송영길 출입 거부.. 10분만에 집으로

[파이낸셜뉴스] '돈봉투 살포 의혹’ 핵심인물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자진 출석한 가운데 출두 현장은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고성으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유튜버들 촬영용 드론 띄우기도


송 전 대표의 출석이 임박한 2일 오전 9시40분께부터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지자와 유튜버 수십명이 송 전 대표를 가까이서 보려고 자리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유튜버에게 밀린 일부 지지자는 검찰 직원들에게 "유튜버한테 특혜를 주느냐"라고 항의했다. 일부 유튜버는 준비한 촬영용 드론을 띄우기도 했다.

송 전 대표의 출석이 임박하자 포토라인 곳곳에서는 "시끄러워", "송영길 구속하라", "김건희나 구속해" 등 거친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오전 9시59분 갈색 상의에 청바지 차림의 송 전 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청사 현관 앞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송영길 파이팅"을 연호했고 반대 유튜버 수십명은 욕설을 쏟아내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미간을 찌푸린 송 전 대표는 자신을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일단 갔다 오겠다"라며 손을 내저은 뒤 청사로 들어갔다. 그러나 청사 직원은 "출입 등록이 안 돼 있다"라며 송 전 대표의 출입을 거부했다. 결국 그는 자진 출두한 지 약 10여분 만에 검찰청사를 빠져나와야 했다.

송 "총선 불출마 선언후 연구 매진" 입장 밝혀


송 전 대표는 포토라인에 다시 서서 미리 준비한 A4용지 6장 분량의 입장문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흥분한 지지자와 유튜버들 고성 탓에 한동안 운을 떼지 못하다가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 주시길 바란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연구에만 매진하고 있다"라면서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모든 검사가 총동원돼 정치적 기획수사를 하는 건 해도 너무한다"라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송 전 대표의 발언 와중에도 "고개 숙여 사과해", "정치검찰 물러나라" 등 고성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 소환 통보도 받지 않고 출석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는 "제가 프랑스에서 놀다 온 게 아니다. 프랑스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2개 받은 유일한 대한민국 정치인"이라고 가슴을 치면서 "연구실 배정받고 강의하는 사람을 검찰이 사실상 소환한 것 아니냐"라고 고개를 젓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약 25분간의 입장 발표와 질의응답을 마친 뒤 오전 10시32분께 검찰청을 떠났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려고 총 9400만원을 살포하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캠프 관계자 조사 등을 거쳐 자금 조달·전달 과정을 규명한 뒤 송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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