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수출의 키’ 반도체 부진에… 짙어지는 ‘상저하저’
파이낸셜뉴스
2023.05.15 18:10
수정 : 2023.05.15 18:10기사원문
반도체 수출 7개월 연속 감소에
中 리오프닝 효과도 기대 못미쳐
오히려 中 자급률 높이는 추세
정부 ‘반도체 살리기’ 역량 집중
15일 정부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올 성장의 키는 반도체 산업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478억달러 적자를 봤지만, 동시에 연간 수출액은 6839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고 수출액 가운데 18.9%는 오롯이 반도체 몫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둔화세를 1292억달러에 이르는 반도체 수출액으로 버텨낸 셈이다.
반대로 올 1월부터 반도체 하락이 시작되자 우리 경제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년동월대비 1월 44.5% 감소로 출발한 올해 반도체 수출은 2월 42.5%, 3월 34.5%, 4월에는 41.0% 감소했다. 7개월 연속 감소다. 수출 규모 대비 비중도 감소를 거듭해 12.9% 수준이다. 이에따라 무역수지 역시 14개월째 적자다.
지난 10일 대한상의가 발표한 '대중수출 부진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안에 대중수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전체의 84.3%에 달했다. 중국의 경기 회복도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1·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4.5%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였던 5%에 못미치는 수치다.
중국이 점차 반도체 수입국에서 생산국으로 지위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위험 요소다.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의 77.6%는 중간재지만, 최근 중국의 기술고도화와 높은 재고율을 기반으로 자급률을 높이는 추세다. 중국 경기가 예상만큼 회복되더라도 우리 반도체를 구매하는데 그 힘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전망치를 연속 4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한 IMF가 오히려 다른 나라의 전망치는 상향한 것 역시 반도체발 수출부진에 기인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 4월 우리나라 성장 전망을 0.2% 깎는 동안 미국(0.1%), 이탈리아(0.1%), 스페인(0.4%), 영국(0.3%) 등 선진국 그룹이 상향되며 주요 선진국 전체의 경제전망치는 오히려 0.1% 상향됐다.
정부도 '반도체 살리기'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농축산식품, OLED 등 수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 우선 주력 산업의 복구가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4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는 쌀을 뛰어넘어 생명줄과 같은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반도체가 없이는 우리 경제·산업이 돌아갈 수 없다"며 정부 주도 아래 총력 지원의 뜻을 밝힌 바 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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