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쏘니 관통된 방탄복..'성능미달' 알고도 5만벌 군 장병 입혔다
파이낸셜뉴스
2023.05.19 07:41
수정 : 2023.05.19 09:13기사원문
감사원이 지난 18일 공개한 '장병 복무 여건 개선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021년 12월 군수업체 A사로부터 방탄복 총 5만6280벌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총 107억7800만원 규모의 계약이었다. 이중 4만9622벌이 꼼수로 방탄 성능 시험을 통과해 육군 등 군 장병에게 보급됐다.
하지만 감사원이 6겹을 덧대지 않은 방탄복을 대상으로 사격시험을 한 결과, 일부 방탄복은 중앙 부분에서 후면 변형량 허용기준(44mm)을 초과해 변형되는 등 요구 성능을 충족하지 못했다.
품질보증 기관인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는 A사가 성능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방탄재를 덧대는 등 눈속임을 하는 것을 알면서도 지난해 2월 방탄복 제작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국기연은 지난해 5월 A사가 방탄재를 덧대 성능을 조작한다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이를 바로잡지 않았다.
국기연은 방탄재를 덧대지 않은 중앙 부분은 제외하고 덧댄 부위의 경계 부분으로 사격 위치를 조정해 방탄성능을 시험한 후, 측정 결과가 군 요구 성능에 충족한다고 판정했다.
이에 감사원은 A사에 대한 입찰 자격을 제한하고, 국기연 담당 연구원 2명에 대해 징계처분을 할 것을 관계 기관에 통보했다.
한편 국기연 측은 "정해진 기준과 시험 절차에 따라 납품했다"라며 반박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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