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롯데, 상위 타순 침묵하면 '강한 하위타순'이 폭발한다

      2023.05.26 21:22   수정 : 2023.05.26 21:22기사원문
26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트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5회초 무사 상황에서 롯데 노진혁이 2루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2023.5.2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26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트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7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롯데 유강남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3.5.2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올 시즌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은 '원팀'으로 싸운다는 것이다.

"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만난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올 시즌 선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선수 한 두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선수가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충실히 이행하기 때문에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가 서튼 감독의 말을 정확하게 반영했다.
상위 타순에 배치된 선수들이 다소 침체된 모습을 보였지만, 하위 타순에서 물꼬를 터 점수를 만들고, 투수들은 이를 끝까지 지켜냈다. '이기는 야구'의 이상적인 그림을 보여주는 듯 했다.

롯데는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0으로 승리, 시즌 25승15패로 3위를 유지했다.

댄 스트레일리(롯데)와 아리엘 후라도(키움)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 이날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4회까지 양 팀 모두 이렇다 할 득점 기회조차 없었다.

그런 가운데 롯데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하위타순의 힘이었다. 이날 롯데는 김민석-안권수-전준우-안치홍-고승민까지 1~5번 상위 타선에서 3안타 밖에 치지 못했지만 노진혁-한동희-유강남-박승욱의 6~9번 타선이 6안타를 집중했다.

롯데가 뽑은 2점 모두 하위 타순이 만들어냈다.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6번 노진혁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살아나간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한방'을 갖춘 한동희가 타석에 들어섰지만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지체없이 번트 사인을 냈다. 한동희는 초구 번트를 파울로 실패했지만 2구째 재차 시도해 2루 주자를 3루로 보냈다.

이어 유강남이 삼진으로 물러나 번트 작전은 실패가 되는가 했지만, 9번에 배치된 박승욱이 중전 안타로 3루주자 노진혁을 불러들였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살얼음 승부에서 귀중한 추가점을 만든 것도 하위 타순의 몫이었다. 롯데는 7회초 1사 후 한동희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살아나가며 기회를 잡았다.

이어진 타석의 유강남이 초구를 공략해 우중간 안타를 쳐 한동희를 불러들였다. 유강남은 2루를 도전하다 아웃됐지만 귀중한 추가점이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선발 스트레일리가 6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하고 물러나자 7회부터는 불펜진이 투입됐다. 7회 김상수, 8회 구승민, 9회 김원중이 차례로 등판해 2점의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롯데는 이날 경기 전까지 7회까지 앞선 22경기에서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전승을 기록했는데, 이날도 승리를 거두며 그 숫자는 '23'으로 늘어났다.


서튼 감독은 "투수들이 혹여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 있더라도 개인적인 부분에 집중하지 않고 어떻게든 오늘 경기를 끝내고 승리로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정신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투수 파트를 칭찬하기도 했는데, 이날 역시도 흔들리지 않았다.

롯데는 이 경기 전까지 팀 평균자책점 8위(4.03), 팀 OPS(출루율+장타율) 6위(0.682)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팀 성적'에서 상위권에 올라 선두 경쟁을 하는 비결은, 수치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힘'에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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