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하루 100만배럴 감산 예고
파이낸셜뉴스
2023.06.04 18:30
수정 : 2023.06.04 18:30기사원문
시장 투기세력에 사실상 전쟁 선언
강경 태도에도 유가상승 지속 힘들듯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가 석유시장 투기세력에 사실상 전쟁을 선언했다. 역대 사우디 석유장관 가운데 투기세력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압둘아지즈 장관은 4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장관 회의에서 하루 100만배럴 감산을 예고했다. 그러나 그의 강경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상승 흐름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축인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는 러시아가 감산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사우디 역시 감산을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에 대해 압둘아지즈가 결코 예단하지 말라는 경고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도 이같은 예상은 쏙 들어갔다.
그는 올들어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중개인들을 향해 거듭 채찍을 들고 있다. 지난 5월 23일에도 압둘아지즈가 석유시장에 경고하면서 이제 애널리스트들은 4일 회의에서 하루 100만배럴 감산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데 베팅하고 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각국 대표들은 하루 100만배럴 감산이 의제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1일 브렌트유가 전일비 배럴당 1.68달러(2.3%) 뛴 74.28달러로 마감했고, 2일에는 1.85달러(2.5%) 더 오른 76.13달러로 뛰었다.
비록 유가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는 있지만 이같은 상승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압둘아지즈가 시장에 경고성 발언을 하고 나면 일시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유가가 뛰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다시 하락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사우디가 자발적인 추가 감산에 나서면서 유가는 올랐지만 이후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사우디가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전쟁자금 마련이 시급한 러시아는 계속해서 석유를 싼 값에 시장에 내다 팔고 있고, 석유를 사야 하는 세계 경제는 둔화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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