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입속에 ‘꿈틀꿈틀’ 벌레가...희귀질병이라고?
파이낸셜뉴스
2023.06.14 05:20
수정 : 2023.06.14 09: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살아있는 환자의 입안에서 구더기가 나오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1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요양병원에 입원한 84세 아버지를 돌보던 A씨는 의식이 없는 아버지의 입속에서 꿈틀대는 하얀색 벌레를 발견했다.
놀란 A씨는 급하게 입속의 구더기를 꺼냈다. A씨는 간호사에게도 도움을 요청해 흡입기로 목구멍 안쪽에 있는 4~5마리의 구더기까지 잡아냈다.
다음날 A씨는 아버지를 모시고 대학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았고, 다행히 더 이상의 구더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 피검사에서도 염증수치가 정상 범위로 나왔다.
검사결과 A씨의 아버지가 겪은 증상은 ‘구강 구더기증’이었다. 파리가 낳은 알이 부화한 구더기가 기생충 형태로 입안에서 발견되는 희귀질병이다.
인체 내 구더기증은 대부분 파리가 피부의 상처에 알을 낳으면서 발생하는데, A씨의 아버지의 경우 교통사고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장기간 입을 벌린 채 지내면서 파리가 입안으로 들어가 알을 낳은 것으로 추정된다. 의식이 없다 보니 구더기의 움직임에도 아버지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발견이 늦어졌다는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지난 2014년과 2020년에도 국내에서 확인된 바 있다. 2014년 치매를 앓고 있던 82세의 할머니 코 안에서는 구더기 수십 마리가 발견됐고, 2020년 교통사고로 혼수상태가 된 같은 나이의 할머니 입속에서도 구더기 28마리가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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