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양법재판관 3명 배출 '韓 외교 쾌거'
파이낸셜뉴스
2023.06.15 18:26
수정 : 2023.06.15 18:26기사원문
국제기구 선거는 특성상 사전에 일정한 지지표를 구두 또는 서면으로 확보하고 나서도 결과를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교부는 이번 선거에서도 총력전을 치렀다.
국제해양법재판소가 1996년 설립 이래 우리나라는 지난 네번의 선거를 통해 우리 후보를 연속적으로 재판관에 당선시키고, 27년간 활동하도록 해 온 바 있다. 국가간 재판관 수행 기회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세명의 우리 국적 재판관을 연속해서 진출시키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지난한 과제로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선거였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바다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유엔해양법협약의 해석과 적용에 대한 분쟁을 다루는 상설 국제 재판소로, 바다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데 막중한 역할을 한다. 국제해양법재판소의 재판관은 중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하지만 자국의 분쟁 재판에도 참여할 권리를 갖는다. 따라서 각 국은 자국 출신 재판관을 두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익을 보호하는 발판으로 인식해 선거에 더욱 매진하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특기할 점은 국제법 분야의 전문가로 정평이 난 우리 현직 외교관이 재판관으로 선출됐다는 것이다. 이자형 국장은 해양법 관련 전문성과 다방면의 현장경험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 재판관으로 크게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27년간 이어진 자국민 재판관 배출에 이어 2020년부터는 매년 재판소에 자발적 기여금을 공여해 개도국 출신 해양법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처음으로 대한민국 현직 외교관을 재판관 후보로 선정해 당선이라는 성과를 얻게 돼 우리나라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서 '해양 리더'로서 보다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이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는 우리 다자 외교에 있어 또 하나의 쾌거라 할 수 있다 .
대한민국은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서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고 신흥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뿐 만 아니라, 해양 분야의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의 국익을 기반으로 상호 이해와 협력의 정신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
박용민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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