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역사 서울백병원 결국 문 닫나…오늘 이사회서 결론

뉴스1       2023.06.20 05:18   수정 : 2023.06.20 07:31기사원문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 앞에서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편 서울백병원을 운영하는 인제대학교 학교법인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병원 폐원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2023.6.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 앞에서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편 서울백병원을 운영하는 인제대학교 학교법인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병원 폐원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2023.6.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정연주 기자 = 1941년 서울 중구 명동에 백인제 외과병원으로 문을 연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의 폐원 여부가 20일 확정된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나름 노력했으나 누적된 적자로 폐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데 병원 의료진과 노조, 서울 중구 등은 폐원보다는 대안을 찾자며 반대하고 있다. 재단 결정이 어떻든 파장이 예상된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20일 오후 3시 서울백병원 내에서 이사회를 열어 병원 경영정상화 TF(태스크포스)가 이달 초에 제안한 병원의 폐원안을 상정, 의결할 계획이다. 폐원안을 택할 경우 병원은 8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법인 측은 2004년부터 20년간 쌓인 적자가 1745억원에 달한다며 자구책을 이어왔으나 대세를 꺾지 못했다고 토로한다. 도심 공동화 현상에 건물도 노후화됐고 근처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매머드급 대학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도 심했다고 한다.

폐원 추진 배경에는 중구 저동(명동)의 병원 부지가 번화가 바로 앞이라 상업적 가치가 크다는 사실도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사립대학 법인이 교육에 활용하지 않는 토지나 건물 등 유휴 교육용 기본 재산을 수익용으로 변경할 때 기준을 완화하는 '사립대학 기본재산 관리 안내' 지침을 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병원 부지를 상업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부동산 가치가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법인은 지난해 12월 경영컨설팅 업체로부터 "해당 입지에서 더 이상 의료 관련 사업은 모두 추진 불가하며, 의료기관 폐업 후 타 용도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자문 결과를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백병원 구성원과 시민단체 등은 백병원 폐원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폐원을 재단 이사회만 결정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서울 도심에 거주 인구가 많지 않다지만 필수 의료 공백과 공공의료 기능 부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를 들었다.

병원 노조가 참여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9일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폐원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대책위는 "병원은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대규모 응급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경영 상황에 대한 투명한 공개 없는 폐원은 졸속"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의료수익과 의료 외 수익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손실보상금은 얼마나 받았는지, 학교법인 경영정상화를 위해 얼마를 투자했는지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폐원에 따른 직원의 고용과 생존권도 우려했다.

병원 교수협의회도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 병원 중흥기에 얻은 이익과 재산은 본원에 재투자되지 않고, 상계·일산·부산·해운대 등 형제 병원 건립과 법인의 운영을 위해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병원 위기는 법인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조영규 협의회장은 "법인이 폐원될 경우 교직원을 형제 병원으로 고용 승계하겠다고 했으나 이는 연쇄적인 경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병원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병원을 키우지 않은 법인 전략 때문이지 교직원 때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 병원이 서울 중구의 유일한 대학병원인 만큼 서울시와 중구 등 관할 지방자치단체도 놀란 분위기다. 중구는 지난 14일 서울백병원에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진료 기능 유지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병원 운영을 계속할 것을 요청했다.

중구는 공문에서 "병원은 필수 의료 기능을 해왔고, 중구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공공의료 역할을 충실히 담당해 왔다. 병원이 중구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역할을 함께 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고, 서울시 관계자 역시 뉴스1에 "폐원한다면 공공의료 서비스 악화는 불가피해 여러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각계 요구가 잇따르자, 재단법인 인제학원 측도 고심하는 모습이다.
20일 이사회 때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영규 협의회장은 뉴스1에 "사회적으로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재단도 심사숙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추가 대응책을 고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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