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쿠바 軍 훈련 시설 추진은 '141 계획' 일부

파이낸셜뉴스       2023.06.20 14:50   수정 : 2023.06.20 14:50기사원문
WSJ, 美 전현직 관계자 인용해 보도...미국서 160km 떨어진 쿠바 북부에 훈련 시설 추진
시설 완성되면 중국군이 쿠바에 직접 주둔하면서 도청 작전 펼칠 수도
이미 최소 2019년까지 쿠바에서 中 도청 기지 운영 확인
세계적인 中 기지 확장 계획 '141 계획' 일환
미국의 대만 지원에 대한 맞불 작전 가능성 높아



[파이낸셜뉴스] 최소 2019년까지 쿠바에서 도청 기지를 운영했다고 알려진 중국이 아예 군사 훈련과 주둔까지 할 수 있는 본격적인 군사 시설을 쿠바에 짓기 위해 현지 정부와 협상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세계 전역에 중국군 기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의 일부인 동시에 미국의 대만 지원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추정된다.

美에서 160km 바다 건너에 中 훈련 시설 추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전·현직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 중국과 쿠바 정부가 미 플로리다주에서 약 160km 떨어진 쿠바 북부 해안에 합동 군사 훈련 시설을 짓기 위해 협상중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중국군이 새로운 훈련 시설을 이용해 쿠바에 영구 주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도청이나 기타 미국을 상대로 정보 수집 활동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계자에 의하면 양국의 협상은 심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아직 타결되지는 않았다. 이에 미 정부는 쿠바 정부에 연락해 주권 침해 가능성을 언급하며 쿠바가 중국의 건설 제안을 거부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훈련 시설에 대한 정보는 최근 작성된 고급 기밀 보고서에 포함되어 있었으며 비록 단편적이지만 믿을만한 정보로 알려졌다. 미 백악관은 이번 보도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WSJ은 지난 8일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재정난에 시달리는 쿠바 정부가 수십억달러의 돈을 받고 중국이 쿠바에 도청 시설을 건설하도록 원칙적으로 허가 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보도 직후 부정확한 보도라고 주장했으나 보도 이틀 후에 관련 기밀 자료를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쿠바에는 최소 2019년까지 중국군의 정보 수집 시설이 존재했다. 미 국무부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12일 발표에서 해당 정보가 사실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중국과 쿠바 정부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응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쿠바에서 4곳의 도청 시설을 공동 운영했고 2019년에 해당 시설들을 네트워크로 묶는 대규모 개선 사업이 있었다고 전했다. 동시에 시설 운영에 중국의 영향력이 커졌으며 올해 초에는 운영 체계를 중앙집권 방식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포착됐다.



세계 각지에 中 세력 확대
미 관계자는 쿠바의 훈련 시설이 '141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해당 계획은 중국군이 추진하는 주둔 기지 확대 사업으로 2030년까지 해외 기지 5곳과 물류지원시설 10곳을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4월 유출된 미 정부 기밀 문건에 따르면 141 계획에는 이미 중국 해군 기지가 건설된 아프리카 지부티를 비롯해 적도기니, 가봉, 모잠비크, 캄보디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이 목표 지역으로 표시됐다.

중국은 이미 2021년 말부터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칼리파 항구 주변에 군사 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이에 미 정부가 직접 나서 UAE에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올해 4월 보도에서 기밀 문건을 인용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칼리파 항구의 중국군 군사 시설 주변에서 공사 재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WP 보도와 관련해 800곳 넘는 해외 군사기지를 운영하는 미국이 중국의 해외 군사시설을 우려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며 "중국은 원칙적으로 평등·호혜를 기초로 정상적인 법 집행과 안보 협력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정보 관계자들은 쿠바의 중국 군사 시설이 대만 문제에 따른 중국의 맞불 작전이라고 진단했다.
WSJ는 이전 보도에서 미국이 대만과 단교에도 불구하고 100명 이상의 미군을 훈련 지원 명목으로 대만에 주둔시켰다고 밝혔다.

지난 18~19일 중국을 방문한 블링컨은 시진핑 국가 주석 등과 만나 대만 문제를 논의한 뒤 기자회견에서 “대만해협에 대한 중국의 도발적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양국의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한 핫라인 개설을 제안했으나 중국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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