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뒤 얼굴 빨개지는 여성, 우울증·극단선택 위험 높다"

뉴스1       2023.06.22 11:50   수정 : 2023.06.22 11:50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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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술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지는 여성이 음주 후 안면 홍조가 없는 여성보다 우울감을 보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자살사고 위험도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이 없는 여성보다 2배 이상 높았다.

2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박형준의 교수팀이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여성(20∼65세) 1750명을 대상으로 음주 뒤 안면 홍조 유무에 따른 우울감·자살사고 위험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 음주 여성의 3명 중 약 1명은 안면 홍조 증상을 보였고, 약 2명은 얼굴이 붉어지지 않았다.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없는 여성의 48%,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의 56.1%가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의 자살사고율은 6.6%로, 없는 여성(3%)의 두 배 이상이었다.

우울감이나 자살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대부분 고려해도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이 우울감을 보일 위험은 없는 여성의 1.3배, 자살사고 위험은 2.1배 높았다.

박 교수팀은 "여성 음주자에서 술 마신 후 안면 홍조가 있으면 우울감·자살사고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며 "특히 자살사고의 위험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술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체내에서 알코올(술의 주성분) 분해를 돕는 ALDH2 효소의 결핍 때문이다.

음주 뒤 안면 홍조 반응을 보이는 여성의 우울증상·자살사고 위험이 커지는 것은 이들이 음주 후 '숙취 물질'로 알려진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체내에 쌓인 아세트알데하이드는 행동·감정에 관여하는 도파민·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정상 기능을 방해하는 신경독소로 작용할 수 있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음주는 중추신경계를 억제하고 세로토닌의 분비를 감소시켜 우울감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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