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승객 볼모로 파업하려는 아시아나 노조
파이낸셜뉴스
2023.07.16 18:45
수정 : 2023.07.16 18:45기사원문
아시아나항공 측은 "조종사노조의 스탠바이 근무 거부, 고의 지연 등의 일방적인 단체행동 여파로 국제선까지 결항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24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휴가철 극성수기 항공대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 노사는 8개월여 동안 임금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10%대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와 2%대를 제시한 사측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탓이다. 노조 쟁의행위로 지난 15일까지 국내선 8편이 결항됐고, 국제선 35편과 국내선 19편 등 54편이 지연됐다. 항공업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국제선 80%, 국내선 50% 이상의 운항률은 유지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국제선 항공편 20%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은 회사 존폐가 걸린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일본 경쟁당국과 유럽연합이 현재 합병심사를 진행 중이고 이달 말 이후 결과를 발표한다. 파업이 심사 과정에 좋게 작용할 리 없다. 미국 법무부는 독과점 가능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합병이 불발될 경우의 피해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이다. 항공업 경쟁력이 후퇴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시아나항공은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2005년 국내 항공업계 사상 최장기 파업으로 기록된 25일간 파업을 벌였다가 정부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파업이 강제 중단된 적 있다. 당시 파업 피해액이 2000억원을 넘었다. 억대 연봉의 조종사들에게 비난이 쏟아진 것은 당연했다. 지금은 국내외 사정이 그때보더 더 좋지 않다. 아시아나는 물론 국가경제 전체가 어렵다. 파업을 당장 철회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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