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사업 급부상한 전장용 MLCC...삼성전기, 日 무라타 맹추격
파이낸셜뉴스
2023.07.18 05:00
수정 : 2023.07.18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기가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앞세워 올해 2·4분기부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낸다. 급성장하고 있는 자율주행·전기차 등 미래차에 들어가는 전장용 MLCC를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삼성전기의 2·4분기 매출은 2조781억원, 영업이익은 1904억원이다. 올해 1·4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2.7%, 35.9%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수요 부진 여파 등에 시름한 삼성전기 실적 반등을 이끌 '효자'는 전장 사업이다.
삼성전기의 주력인 MLCC에서 전장용 매출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업계는 지난해 15% 수준이었던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이 올해 2·4분기 약 20%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3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MLCC는 부품간 전자파 간섭을 막기 위해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를 일정하게 흐를 수 있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탑승자 안전과 직결되는 전장용은 정보기술(IT) 제품과 비교해 제품 수명, 기술 안정성 등 더 높은 수준의 품질이 요구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전장용 MLCC 시장에서 무라타는 44%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TDK(20%), 타이요유덴(18%), 야교(9%) 등 일본 기업들이 1~4위에 이름을 올린 반면 삼성전기는 4%의 점유율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점유율은 13%까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무라타(41%), TDK(16%), 다이요유덴(13%) 등 대부분 일본 기업들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감소하며 한·일간 격차는 점차 좁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3000~5000개 안팎의 MLCC가 탑재되는데, 전기차에는 1~2만개까지 들어간다. 가격도 모바일용보다 10배 가량 비싸 부가가치가 높다. 업계는 전 세계 전장용 MLCC 시장 규모가 2021년 36억 3100만달러에서 2040년 122억 7300만달러로, 연 평균 6.6%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전기차에 탑재되는 세계 최고용량의 MLCC를 출시하는 등 전장 라인업을 확대해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부품 공급사 변경에 소극적인 내연기관 고객사 대신 첨단기술이 대거 적용되는 자율주행·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에서 신규 고객사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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