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세움 벽면 긁은 '무개념' 17세 소녀, 부모가 한 말이.."우리 딸 잘못 없어"
파이낸셜뉴스
2023.07.18 08:12
수정 : 2023.07.18 15:50기사원문
스위스 소녀, 가족들과 여행 와서 낙서
17세 독일 소년도 벽 긁은 혐의로 체포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로마의 고대 유적 콜로세움이 개념 없는 관광객의 손에 또다시 훼손됐다. 앞서 영국인 관광객이 콜로세움 벽면에 자신과 여자친구 이름을 새겼다가 세계적 공분을 산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엔 스위스와 독일에서 온 10대들이 콜로세움 벽면을 긁어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스위스 관광객 A양(17)이 콜로세움 벽에 글자 'N'을 새기는 동영상이 공개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영상을 촬영한 바타글리노는 현지 일간 ‘라 리퍼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소녀에게 '박수받기 원하냐'고 묻자 소녀는 유적을 보호하려는 시민들의 비난을 받은 뒤 자신의 가족들을 향해 황급히 발길을 돌렸다"고 전했다.
바탈리노는 A양의 부모에게 딸이 한 짓을 말해줬지만 그들은 "걔는 그냥 어린 소녀일 뿐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답변했다고 했다. 결국 이들은 현지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고 유적지 훼손으로 벌금형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
사건 발생 하루 뒤인 15일에도 독일에서 온 10대가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
독일 dpa 통신은 안사 통신을 인용해 하루 뒤인 15일 저녁 독일에서 온 B군(17)이 콜로세움 1층 내부 벽을 긁었다가 인솔 교사와 함께 보안 요원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영국인 관광객 이반 디미트로프(31)가 콜로세움 벽면에 자신과 여자친구 이름을 새겨 전 세계인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디미트로프는 자신의 만행이 담긴 동영상이 확산돼 비난이 빗발치자 로마 시장과 로마 검찰에 사과 편지를 보내 "이 일이 일어난 후에야 그 유적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알게 됐다"고 변명했다.
그는 이탈리아 일간 일 메사제로에도 "모든 인류의 유산을 훼손한 데 대해 이탈리아 국민과 전 세계 시민들에게 사죄한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매년 600만명 이상이 찾는 이 유적 보호를 위해 관광객의 훼손 행위를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미트로프가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최소 1만5000유로(약 2100만원)의 벌금형과 최대 5년의 징역형 선고받을 수 있다.
한편 콜로세움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서기 80년에 건립된 지상 4층, 5만명 수용 규모의 원형경기장이다. 콜로세움은 약 5만명의 관중을 수용했던 고대 로마의 대형 건축물로 역사적 가치가 인정돼 지난 198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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