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취소후재공급' 전년比 3배...부동산 과열기 '불법청약' 급증 탓
파이낸셜뉴스
2023.08.02 15:25
수정 : 2023.08.02 15:25기사원문
불법 청약통장+위장전입 영향...전체 무순위 건수는 3분의1로 '깜깜이 청약'
[파이낸셜뉴스] 올 상반기 불법 청약통장이나 위장전입 등으로 취소 후 재공급된 무순위 청약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영끌'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시기에 '불법 청약'이 급증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아파트 무순위 청약 공고 중 취소후 재공급 물량은 모두 29건이다.
무순위 청약은 미분양이나 부적격 당첨 또는 당첨자 미계약 등으로 발생한 청약 물량이다. 이 중 취소후 재공급은 불법 청약통장을 사용하거나 위장전입 등 부당 행위로 취소된 물량이다. 최초 분양공급이 20가구를 넘을 경우 의무적으로 청약홈에 공고해야 하지만, 위법 행위인 만큼 사실상 모든 취소후 재공급 물량은 청약홈을 통해 접수를 받고 있다.
취소 후 재공급이 올해 3배 급증한 것은 2021년과 2022년 사이 청약 물량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불법 청약도 그만큼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취소 후 재공급 물량의 경우 작년이나 재작년 공급된 물량에서 발생했을 경우가 높다. 이 기간 청약시장이 과열되면서 불법적으로 진행된 청약도 많이 발생해 취소 물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불법 청약 행위에 대해서는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정기적으로 점검을 통해 취소 조치하고 청약홈을 통해 재공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 청약에서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당첨된 경우 취소 조치된다는 얘기다.
일례로 올해 무순위 청약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서울 동작구 '흑석자이'가 있다. 흑석 재개발 지역에서 분양한 '흑석자이' 1가구에 대해 취소 후 재공급이 발생하면서 무려 10만4924명이 몰려 10만492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해의 경우 취소 후 재공급 물량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서울 강동구 고덕7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다. 2가구 모집에 16만8644명이 신청해 8만42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취소 후 재공급이 3배로 늘어났지만 청약홈의 전체 무순위 청약 공고 건수는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취소후 재공급을 포함한 아파트 무순위 청약 공고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89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39건에 달했다. 청약홈 공고 의무대상인 규제 지역이 올해부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4곳으로 줄어들면서 이른 바 '깜깜이 청약'이 늘어난 영향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규제지역이 아닌 경우 굳이 청약홈을 통해 무순위 청약 공고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제지역이 완화됐기 때문에 공고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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