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유럽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방랑하는 철학자
뉴시스
2023.08.07 16:23
수정 : 2023.08.07 16:23기사원문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세계를 한 바퀴 도는 길이야말로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지름길이다."
독일 철학자 헤르만 폰 카이저링(1880~1946)은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지질학자와 수필가로 이름을 떨쳤다. 1911년부터 1912년까지 아시아와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세계 일주를 했고, 그 기록을 담은 '방랑하는 철학자'를 1919년에 발표해 유럽 지성계의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 혁명 후 재산을 몰수당하고 추방당해 난민으로 떠돌다 베를린 외곽 비스마르크 가문 사유지에 은신했다. 비스마르크 손녀와 결혼한 그는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자유 철학회'와 '지혜의 학교'를 세우고 철학을 강의했다. 심리학자 카를 융, 신학자 폴 틸리히, 소설가 헤르만 헤세, 인도의 시인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등이 '지혜의 학교'에 참여했다.
'방랑하는 철학자'(파람북)는 카이저링이 1911년부터 약 2년에 걸쳐 인도, 동아시아,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세계 일주를 하던 당시, 주요 기착지인 사원과 문화유산에서 가졌던 철학적 사색을 담은 여행기다.
그는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철학을 공부했지만, 불교 철학과 힌두 철학 등 동양 철학에 박식했다. 인도 불교 사원, 인도 힌두 사원, 중국 공자 사당, 일본 불교 사찰 등 수천 년간 동양 세계를 지탱해온 철학의 현장을 찾아 그곳 수도자, 현자, 주민과 사상가를 만나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현지에서 만난 이들의 불합리함에 대해 질타하기도 하고, 신흥 종교 집단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무지몽매한 야만인과 집 나간 철부지로만 취급했던 동양과 신대륙의 그들이 몰랐던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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