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네탓, 이게 싸울 일인가
파이낸셜뉴스
2023.08.07 18:00
수정 : 2023.08.07 18:00기사원문
당장 여당 국민의힘은 추가 전수조사 확대, 엉터리 설계·부실 시공 및 감리 등 건설 이권카르텔 타파,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민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부실시공 여부를 낱낱이 조사해 책임자를 가려내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갑자기 요상한 놈이 끼어들었다. 바로 전·현 정부 책임론으로 무장한 '네탓 공방'이다. 여당은 "이권카르텔 등 총체적 부실이 모두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났다"고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내친김에 검·경 조사, 감사원 감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태세다. 이에 발끈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는 남탓 그만하라"며 '윤 대통령 처가 카르텔'로 맞받았다. 이전 정부의 책임이 있다면 엄중하게 따져묻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무조건 지난 정부 탓으로 돌리거나 그럼 너희 정부는 뭐했느냐는 식의 정치적 접근만이 묘책은 아닐 것이다. 현 정부도 이미 집권 2년차를 맞았다. 특히 책임소재를 가려야 할 부실시공 문제가 정쟁화 소재로 전락하면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오늘날 정치혐오증은 괜히 생겨난 게 아니다. 정치가 오롯이 민생을 돌보지 않고, 이념과 노선을 덧대 서로에게 책임 전가를 일삼아온 탓이다.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 청소년들에게 한국 정치권의 네탓 공방은 볼썽사나운 일이다. 우리끼리 손가락질해봐야 창피할 뿐이다. 전임 정부가 한 일을 대놓고 부정하는 후진국형 보복정치를 언제까지 되풀이할 셈인가. 현재 정부, 기업들이 혼연일체가 돼 추진 중인 부산엑스포 유치전도 이런 논리라면 과연 어느 나라가 한국에 흔쾌히 표를 던질 수 있겠나.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에 '내탓이오' 사회운동을 통해 늘 자신에게 엄격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네탓이 아니라 바로 내탓이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정치부장·정책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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