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문자 울려 실종자 발견 빨라져...10명중 3명, 문자 덕에 집 돌아갔다
파이낸셜뉴스
2023.08.07 18:14
수정 : 2023.08.07 18:14기사원문
시민 제보로 발견시간 7배 단축
경보 남발 지적에 "매뉴얼 재정비"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실종 경보문자 도입 이후 실종아동 등 신고건수(8만1818건) 중 3.1%인 2932건에 대해 실종경보 문자를 송출했으며 이 중 795건(27.1%)은 문자를 본 시민의 제보가 직접 원인이 돼 실종자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당 제도는 실종아동 등(치매노인, 지적장애인 등 포함)의 발생 정보를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안내 문자와 같은 방식으로 전송하여, 문자를 본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실종자를 신속히 발견하는 취지에서 지난 2021년 6월에 도입됐다.
실제 지난달 말 서울 성동구에 사는 초등학생 권모양 등은 또래 아동이 길을 배회하는 모습을 보고 몇분 전 받은 실종아동 안전안내 문자를 떠올렸다. '검정색 긴팔, 검정 바지, 인라인스케이트 탑승'와 일치하는 인상착의를 보고 결국 경찰서로 인계했다. 어린 학생들의 눈썰미와 발 빠른 대응으로 실종 아동은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실제 서울 송파구에 사는 고등학생 임모군은 지난해 2월 24일 실종 경보문자를 보고 실종자를 발견해 경찰에 인도했다. 당시 경찰은 송파구 소재의 한 복지관에서 "장애가 있는 아들이 실종됐다"는 112 신고를 접수하고 실종수사팀과 강력팀, 지역 경찰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선 상황이었다. 같은 날 오후 5시쯤 실종 경보문자도 발송했다.
이 문자를 본 임군은 오후 5시 15분쯤 복지관에서 약 10㎞ 떨어진 올림픽공원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실종 아동을 발견하고 112에 신고한 후 경찰이 오기까지 아동을 보호했다.
다만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실종 경보문자가 남발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박모씨(37)는 "실종자 찾기라는 취지는 당연히 공감이 되나 어떤 날엔 몇번 씩 발송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필요한 실종 경보문자만 적시에 보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에서는 경보문자 메시지 발송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시민이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재정비하도록 할 계획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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