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로 본 민원과 트집 경계 "균형의 미덕 아쉽다"
뉴스1
2023.08.11 05:30
수정 : 2023.08.11 05:30기사원문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정반합'. 세상을 바꾸는 힘 중 하나다. 사회는 정반합을 반복하며 발전했다.
이는 민주주의 사고와 이어진다.
최근 들어 이 균형은 깨졌다. 지나친 반(反)이 폭력이 됐다. 학부모 갑질에 시달리는 교사들은 절망으로 내몰렸다. 공공기관 민원 접수처에는 욕설과 위협이 들리는 게 예삿일이다.
과거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학생 뺨을 공개적으로 때리거나 속된말로 줄빠따를 놓던 폭력 교사는 이제 없다. 공공기관은 한정된 자원으로 해결 가능한 민원부터 조치하며 행정 체제를 유지한다.
체벌을 빙자한 폭력, 만연한 공공기관 갑질이 잘못됐다는 오랜 지적이 균형을 맞춰 놨는데 이제 반(反)이 범람하며 다른 폭력을 낳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최근 5년간 해마다 24만여건의 민원을 접수받았다. 2020년에는 33만9356건의 민원이 몰렸다.
여기에는 온라인 불법·유해정보 유통 등 당연히 대응해야 할 사안이 대거 포함됐으나 그저 보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트집을 잡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음악방송에서 나온 걸그룹 뉴진스의 '아이폰 14프로' 퍼포먼스가 불편하다는 민원도 있다. 이 음악방송은 2010년 국내 지상파 최초로 간접광고를 도입했다. 간접광고 논란 이전에 뉴진스가 해당 제품으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만큼 콘셉트의 연장으로 볼 수도 있다.
방심위는 접수된 민원이니 일단 검증·심의를 해야만 한다. 곳곳에서 무너진 균형으로 행정력과 사회적 비용이 소모되고 있는 현상과 결이 비슷하다.
이대로 가다간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주의를 주는 방송 장면이 심리적 아동학대라는 민원까지 터져 나올지 모를 일이다.
좋은 게 좋은 거니 입을 닫고 있으라는 말이 아니다. 세상은 완벽하지 않고 모두가 만족할 수도 없다. 이것저것 못마땅하면 자녀 교육도 여가도 사회에 의존하지 않고 본인이 책임지면 된다. 그럴 수 없다면 다름을 인정하고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
무너진 교권이 과거 선배 교사들이 행한 악습의 대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하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그게 폭력이고 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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