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무량판'이지만...'드롭 패널' 방식은 철근 누락과 무관
뉴시스
2023.08.12 09:01
수정 : 2023.08.12 09:01기사원문
'플랫 플레이트 슬래브'·'드롭 패널' 2가지 방식 철근 누락 발생한 유형 '플랫 플레이트 슬래브' 드롭패널 방식은 지판이 보 대신 하중 분산해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하주차장 철근누락 사태로 무량(無梁)판 구조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사실 무량판 구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무량판은 말 그대로 '대들보'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지탱하는 것을 말합니다. 수평구조 자재인 '보'가 없는 상태에서 기둥이 직접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지지하기 때문에 층 사이가 높고, 건설비용과 기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알려졌죠.
먼저 드롭 패널(플랫 슬래브) 구조는 기둥과 천장 사이에 넓고 평평한 형태의 지판(드롭 패널)이 설치된 구조형식입니다. 보 대신 기둥 위에 설치된 지판이 하중을 분산시켜 기둥이 천장을 뚫는 '펀칭(뚫림 전단) 현상'을 막는 역할을 하죠.
반면 플랫 플레이트 슬래브 구조형식은 지판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지지하는 형식을 말합니다. 이 방식이 바로 LH 발주 아파트 단지에 적용된 방식인데요.
안 그래도 보 없이 큰 하중을 견뎌내야 하는데 지판도 설치돼 있지 않아 하중이 전부 기둥에 집중되기 때문에 드롭 판넬 구조보다도 펀칭 현상에 더욱 취약하고, 이 때문에 기둥을 중심으로 '전단 보강근'을 꼼꼼하게 감아줘야 하는 공법입니다.
구조기술업계 관계자는 "플랫 플레이트 슬래브 방식은 도입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원래는 플랫 슬래브 구조 방식이었던 것을 (천장을) 평평하게 전체를 같은 두께로 만든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원래 의도했던 (하중) 목표를 이루려고 하다 보니 얇은 전단보강근이 필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와 관련해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지난 8일 이 두 개 구조의 차이를 소개하고 "SH공사의 무량판 아파트는 슬라브를 지탱하는 기둥 위에 패널이 있다"며 최근 논란이 된 LH 아파트와 다르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LH는 지난 11일 이한준 LH 사장 주재로 기자회견을 열고 철근이 누락된 LH 발주 무량판 구조 아파트 단지가 5곳 더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LH 발주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단지는 91곳에서 102곳으로, 그중 철근이 누락된 단지는 15곳에서 20곳으로 늘어났죠.
안 그래도 국민적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수조사 결과조차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이 사장은 "모든 임원의 사직서를 받았다"며 조직 쇄신에 나서겠다고 말했는데요.
수 차례 조사 결과가 바뀌는 과정에서 LH 공공주택 입주민과 국민들의 신뢰가 이미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번 조치로 국민들의 불안이 해소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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