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中서 잇단 철수…신흥시장으로 동남아 키운다
뉴시스
2023.08.16 14:51
수정 : 2023.08.16 14:51기사원문
현대제철, 베이징·충칭 매각…남은 법인도 철수 가능성↑ 中시장 철수한 포스코·동국제강…동남아 시장 공략 박차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한국 철강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다. 중국 철강사들의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과 현대차·기아의 판매량 감소로 현지 공장을 운영할수록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포스코, 동국제강 등이 중국에서 운영하던 법인 지분을 매각했고, 올해는 현대제철이 베이징법인에 이어 충칭법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현대제철, 베이징·충칭 법인 매각…사업성 하락 이유는?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현대스틸 베이징 프로세스와 현대스틸 충칭의 자산 및 부채 일부를 매각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 매각예정자산 및 매각예정부채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2003년 1월에 설립된 베이징 법인은 2016년까지 100억~2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갈등이 본격화된 2017년 이후 실적이 큰 폭 떨어졌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2년 베이징 법인은 지난해부터 공장 가동을 멈추고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베이징 법인의 매각 실사 작업에 나서며 연내 청산을 목표로 한다.
충칭법인은 설립 첫 해인 2015년 21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7년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설립 이후 가장 큰 156억원 영업손실을 보이며 정리 수순에 돌입한 이유가 됐다.
현대제철의 중국 사업 철수는 전방 산업인 현대차·기아의 판매 실적 저조가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차량 판매량이 감소하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중국 법인들 실적도 큰 폭 하락세다.
중국 내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철강 제품은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격경쟁력 상실은 현대제철 철수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업계에선 현대제철의 톈진법인, 장수법인, 쑤저우법인 등이 지난해 모두 적자를 기록한 만큼 남은 5개 법인도 정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본다. 현대제철이 중국 법인을 청산하면 국내 철강사의 중국 내 사업 철수가 거의 완료된다.
◆中 시장 철수한 포스코, 동남아 시장 공략 박차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광둥성에 위치한 자동차 강판 생산법인 광둥CGL의 지분을 매각했고, 동국제강도 중국 법인 DKSC 지분 90%를 중국 장쑤성 장인시 지방정부에 팔면서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철강업체들은 저탄소 기술을 중심으로 동남아, 인도, 인도네시아 시장을 재공략할 전망이다. 빠르게 수출이 확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판매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를 보유한 포스코는 오는 2027년까지 35억달러를 투자해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소에 제2고로와 냉연 공장을 짓기로 했다.
현대제철도 인도네시아에서 LNG 생산 해양플랜트용 강재 수주에 적극 나서며 안정적인 판매 물량을 확보하며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인도와 태국 등에 3개 거점을 보유한 동국제강도 동남아 시장 확대를 추진해 컬러강판 사업 매출을 2조원까지 늘리고 현재 85만t 생산체제를 100만t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매출 비중은 기존 55%에서 65%까지 늘린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은 이제 중국에서 떠나는 대신 인프라 및 에너지 투자 증가로 철강 수요가 급신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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