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사각지대서 성폭행…"CCTV 설치 위치 고민해야"
뉴시스
2023.08.19 08:02
수정 : 2023.08.19 08:02기사원문
신림 성폭행범 "CCTV 없어 범행" 전세계서 CCTV 개수 최상위 한국 인적 드문 곳, CCTV 사각지대 놓여 전문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지 고민"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대낮 서울 신림동의 한 산속 둘레길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성폭행한 범인이 폐쇄회로(CC)TV가 없는 사각지대를 노렸다고 진술한 가운데, CCTV 공백 지대를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서울은 전 세계 주요 대도시 가운데 CCTV가 상당히 촘촘하게 설치된 곳이라, 전문가들은 "어디에 늘릴 것인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사각지대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씨가 범행을 저지른 장소는 서울 신림동의 한 산속 공원 둘레길에서 약간 벗어난 곳으로,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니었다고 한다.
"강간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최씨는 등산로를 걷던 중 A씨를 발견,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A씨를 성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씨는 양손에 너클을 착용한 채 A씨를 상대로 무차별 폭행도 저질렀다.
특히 이번 사건이 발생한 도시 서울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도시 가운데서도 CCTV가 상당히 촘촘히 설치된 곳이다.
지난 5월 영국 사이버보안 업체 컴패리텍(Comparitech)이 전세계 150개 주요 대도시 CCTV 개수를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CCTV 수는 총 14만4513대로 1제곱마일(2.59㎢)당 618.45대로 조사됐다. 단위 면적당 카메라 수로는 세계 2위다.
하지만 서울의 CCTV는 인구가 많은 도심지에 집중돼, 인적이 드문 등산로 등은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상태다. 실제 이번 사건이 발생한 등산로는 총 7만6521㎡(제곱미터)인데 반해, CCTV는 고작 31대만 설치돼 있었다.
이마저도 24대는 등산로 아래쪽에 위치한 체육관과 공영주차장에 집중돼 있고, 그 외에는 단 7대의 CCTV로만 감시가 이뤄지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CCTV의 절대적 개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어디에 늘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도 "CCTV의 절대적인 숫자만 논할 것이 아니라 CCTV가 정말 있어야 할 곳에 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범죄 사각지대 공백을 줄여나가는 시간이 돼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학회장 교수는 "서울이 CCTV 개수는 많지만 이번 사건이 발생한 산속의 경우,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이 같은 사각지대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부와 지자체도 인적이 드문 곳에 CCTV를 설치하는 등 범죄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이제 통상적인 안전지대와 우범지대의 구분은 무의미해졌다"며 "이번처럼 인적이 드문 사각지대에는 폭넓게 범죄 예방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범행 욕구 자체를 사전에 자제시킬 수 있도록 둘레길, 산책길에 강화된 범죄예방디자인(셉테드・CPTED)을 도입하는 한편, 지능형 CCTV를 되도록 많이 설치해 감시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능형 CCTV는 인공지능으로 CCTV 영상을 분석해 범죄 발생을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CCTV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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