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간 여걸 설화…'호걸옹주'
연합뉴스
2023.08.25 07:19
수정 : 2023.08.25 07:19기사원문
[웹툰 픽!] 왕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간 여걸 설화…'호걸옹주'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왕이 될 운명은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일까.
여기 10년 뒤 왕이 된다는 예언을 들은 어리고 천방지축인 옹주가 있다.
'호걸옹주'는 자신의 이복 오라버니가 세자 책봉을 받는 날 천신으로부터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들은 한 옹주의 모험을 그린 웹툰이다.
호걸 옹주는 철없이 해맑기만 한 왕족이었지만, 자라면서 검무와 국궁에도 능한 인물로 자라난다. 무엇보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왕이 될 자라는 예언을 받는다.
이에 세자는 호걸을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눈엣가시로 여기게 되고, 누명을 씌워 호걸을 옥에 가둔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호걸 모녀는 궁에서 탈출하고, 10년 전 예언에서 언급한 국운을 일으킨다는 세 가지 보물인 인간 모습의 여의주, 용왕의 검, 바리공주의 향로를 찾으러 떠난다.
가장 먼저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한 여의주 무강을 찾은 호걸은 그와 함께 동해 용궁으로 가는 길을 찾고, 산 자의 몸으로 과감하게 저승에 발을 들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잡귀로 변한 도깨비를 구하거나 잠들어버린 산신을 깨우고, 결혼하자고 조르는 저승의 오관대왕을 힘겹게 떼어내는 등 좌충우돌 모험을 이어간다.
그 과정에서 호걸은 과연 자신이 왕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 고민하고 후회하면서도 묵묵히 그 길을 걷는다.
모험의 중심에 또래 동료들이 아니라 호걸 옹주와 소용 정씨, 여의주 무강과 그를 낳은 어머니 청와 등 두 모녀를 배치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꿈을 가진 주인공이 동료를 모으고 우정과 희생을 통해 각성하는 클리셰 대신 어머니와 딸이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는 모습을 그렸다.
호걸은 자신이 왕이 될 운명이라는 것을 믿고 세 개의 보물을 모아 인정받는 통치자가 되려 하지만, 어머니 정씨는 자식이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딸의 욕망을 누르고 얌전히 살기만을 강요한다.
이 둘은 끊임없이 갈등하고 화해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각자 성장하게 된다.
여러 전통 설화를 뒤섞어 판타지 시대극의 매력도 듬뿍 살렸다.
바리공주 이야기부터 용이 되지 못한 이시미, 장난을 심하게 치다가 저주받은 도깨비, 닭의 모습을 한 미기라 대장 등 여러 설화가 촘촘하게 얽혀있다.
천신과 용왕, 저승의 오관대왕 등 지엄한 신들이 공명정대하기는커녕 이기적이고 재미를 쫓는 지극히 인간적인 캐릭터로 그려진 것이 인상적이다.
처음에는 신나는 설화풍 모험담 같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정체성과 책임을 고민하는 호걸 옹주의 모습에 어느새 공감하게 된다.
네이버웹툰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