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온 골다공증 약…'골 형성 촉진·흡수 억제' 둘 다 잡았다
뉴스1
2023.08.27 07:05
수정 : 2023.08.27 07:05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미국 빅파마 기업인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이베니티 주'(성분명 로모소주맙)는 우주에서 탄생한 최초의 '골 흡수 억제·골 형성 촉진' 기전의 이중 작용 치료제다. 2011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에 이 약물을 실어보내 무중력 실험을 완료했다.
우리 몸은 지구의 중력에서 벗어난 우주 공간에서 변화를 겪기 마련이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무중력 환경을 골다공증 치료제의 효과를 확인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다. 이에 과거 골다공증 치료제 후보물질로 손 꼽혀온 '스클레로스틴 항체'(Sclerostin antibody)를 활용해 우주 공간 내 동물 실험을 진행하기에 이른다.
실험 결과 스클레로스틴 항체 후보물질을 투여한 쥐의 골형성은 증가했고 뼈의 강도 역시 가짜약을 투여한 대조군보다 높아졌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스클레로스틴 항체를 사용해 만든 약이 바로 로모소주맙이다.
로모소주맙은 인간화 단일클론항체로 스클레로스틴을 표적해 골형성을 증가시키고 골흡수는 억제하는 이중 효과를 갖는다. 휴지기 조골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성숙기 조골세포의 활동을 자극해 새로운 조골세포의 생성을 촉진시킨다.
또 파골세포 조절인자의 균형을 변화시켜 골흡수를 억제해 골다공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효과를 나타낸다. 앞서 2가지 기전의 약이 각각 있어 선택이 필요했지만, 로모소주맙이 이 2가지 약의 효과를 모두 갖고 있는 셈이다.
폐경 후 골다공증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 'FRAME'에서 로모소주맙 투여군은 치료 단 12개월만에 가짜약 투여군 대비 새로운 척추 골절 발생 위험을 73%, 비척추 골절 발생 위험을 42% 감소시켰다.
골절 경험이 있는 폐경 후 골다공증 여성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인 'ARCH'에서도 치료 12개월 시점에 대조군 대비 요추(13.7%)와 전체 고관절(6.2%)의 골밀도가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기행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중기전의 로모소주맙은 골절 위험이 매우 높은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을 위한 새로운 맞춤형 치료 옵션으로 실제 진료현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중기전의 골형성 촉진제는 임상 연구에서 척추 골절의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1년간 1달에 1번 주사를 진행한 뒤 단단해진 뼈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6개월에 1번 골흡수 억제제 주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골다공증 환자 중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로모소주맙은 국내외 진료지침에서 골절 초고위험군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골절 초고위험군은 △T-스코어(골밀도표준점수)가 '-3.0' 미만인 환자 △다발성 골절 환자 △최근 24개월 이내 골절 발생 환자 △골다공증 약물 치료 중 골절 발생 환자 △이전 골절 이력이 있고 T-스코어 '-2.5' 이하인 환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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