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KB맨' 양종희 회장 내정자…초고속 승진 '전략·재무통'
뉴스1
2023.09.08 17:46
수정 : 2023.09.08 17:46기사원문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8일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62) KB국민은행 출신으로 올해로 35년째 금색 KB금융의 금색 배지를 달고 있는 KB맨이다.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IG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등 비은행 인수합병(M&A)을 주도해 그룹의 외연확대에 큰 공을 세운 '전략·재무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61년 전주 출신인 양 내정자는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10년 지주로 이동해 경영관리부와 전략기획부 부장을 역임했다. 당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주 부사장이었다. 양 부회장은 이때 윤 회장과 실무적으로 손발을 맞춰나가며 신뢰를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부회장이 2014년 임원 승진 당시 인사권자가 윤 회장이었다.
양 내정자는 동기들에 비해 승진 속도도 빨랐다. 상무 다음 직급인 전무를 뛰어넘고 1년 만에 부사장직으로 직행한 신화를 남기기도 했다. 이 같은 고속 승진은 같은 해 LIG손보 인수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부사장 시절 재무 및 기업설명회(IR), 인적자원(HR)부문을 총괄했는데, 꼼꼼한 업무처리 능력에 더해 빠른 의사결정이 강점으로 꼽혔다.
양 내정자는 2016년 3월 KB손보 대표이사로 선임돼 2020년 12월까지 3연임했다. 이 기간 KB손보는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을 펼쳤다. 당시 윤 회장이 겸직하던 KB국민은행장 자리를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양 내정자도 유력한 KB국민은행장 후보로 꼽혔었다. 하지만 KB손보 안착을 위해 대표직을 연임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강하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KB손보의 실적은 개선이 더디긴 했지만, 그가 강조해 온 내재가치(EV) 부분에서는 분명한 성과를 냈다. 2020년 11월 기준 7조9370억원으로 전년동기 6조8070억원 대비 17%가량 증가했다. 3년 전(4조1670억원)과 비교해서는 90.4% 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에 따라 지난 상반기 기준 은행 다음으로 많은 순이익(5252억원)을 내는 '효자 계열사'로 성장했다.
양 내정자는 부회장 3인방 중 가장 먼저 승진했다. 2020년 12월 10년 만에 부활한 부회장직의 주인공으로 낙점돼 글로벌 및 보험 총괄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그가 글로벌부문을 총괄하던 2021년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을 100% 인수했고, 싱가포르 지점을 열었다.
양 부회장은 올해 3월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 윤 회장을 대신해 깜짝 참석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이날은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조찬 회의였다. 같은 날 윤 회장은 IR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부회장단 3인 중 양 부회장이 윤 회장의 역할을 대신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오는 11월 중 임시 주주총회 등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1961년 전북 전주 출생 △1980년 전주고 △1987년 서울대 국사학과 △1989년 KB국민은행 입행 △2008년 KB국민은행 서초역지점 지점장 △2008년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장 △2010년 KB금융지주 경영관리부 부장 △2010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부장 △2014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 △2015년 KB금융지주 부사장 △2016년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2021년 1월~ KB금융지주 부회장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