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뉴럴링크 '전자칩 뇌 이식' 임상시험 모집…루게릭병 환자 대상
뉴스1
2023.09.20 09:26
수정 : 2023.09.20 18:14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뇌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전자칩 뇌 이식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지 넉달 만이다. 루게릭병 등을 앓고 있는 마비 환자가 전기 신호를 통해 신체 능력 일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19일(현지시간) 의학연구윤리위원회(IRB)로부터 신체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뇌 임플란트'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IRB는 FDA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임상시험이 개시되기 전 마지막으로 실험이 피실험자의 권리와 복지를 보호하도록 설계됐는지를 점검한다.
뇌 임플란트는 두뇌에 전자칩을 이식해 각종 신경 질환 치료를 돕는 기술이다. 뇌에서 발생한 생체 전기 신호를 컴퓨터로 보내 해석한 뒤 이를 토대로 노트북 자판이나 로봇팔 등을 조종하는 방식이다. 신경 질환으로 신체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의 머릿속 의도를 컴퓨터로 번역할 수 있다.
머스크는 뇌 임플란트 기술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외국어를 자동으로 습득하거나 언어적 매개 없이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신경질환 치료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뉴럴링크는 FDA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기까지 숱한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해 초 FDA가 뉴럴링크의 승인 신청을 반려하면서 임상시험에 앞서 각종 안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사실이 올해 3월 전현직 직원들의 폭로로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FDA는 △전자칩이 두뇌 다른 부위에 침입하거나 △전자장치 제거 시 뇌 조직이 손상될 가능성 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2019년부터 최소 네 차례에 걸쳐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임상시험이 임박했다고 주장해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5월 FDA의 허가를 받게 되면서 뇌 임플란트 기술에 대한 안전 우려도 일정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FDA 출신인 크리스틴 웰 콜로라도대 신경외과 부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생체 적합성에 관한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뉴럴링크가 조만간 임상시험에 돌입하더라도 '세계 최초'란 수식어 획득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이미 미국의 또 다른 뇌과학 스타트업 싱크론이 2021년 영구적 이식이 가능한 뇌 임플란트 임상시험을 FDA로부터 허가받아 진행 중이다.
윤리적 문제도 뉴럴링크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로이터는 전현직 직원들의 제보를 토대로 뉴럴링크의 동물실험 과정에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500마리의 동물이 살해됐다고 지난해 12월 폭로했다.
비슷한 시기 미 농무부도 연방검찰의 요청으로 뇌 임플란트 동물실험 과정에서 동물복지법을 위반한 혐의를 가려내기 위해 뉴럴링크에 대한 전례 없는 감찰에 착수했다. 지난 7월 농무부는 뉴럴링크가 자진 신고한 2019년 이전 동물실험 사례를 제외하고 그 이후부터는 규정 위반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뇌 임플란트 기술이 임상시험을 거쳐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입증되더라도 이를 상용화하기까지 최대 10년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웰 교수는 블룸버그에 환자 모집에만 6개월가량 소요되며 시장에 선보이려면 5~10년 정도는 걸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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