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애 소풍 도시락 좀 싸줘"..산하기관에 '갑질'한 산업부 5급 사무관
파이낸셜뉴스
2023.10.12 07:13
수정 : 2023.10.12 07: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파견 산하기관 직원들에게 수년에 걸쳐 고깃값과 술값 등을 계산하게 하고, 출·퇴근 픽업이나 자녀 소풍 도시락 준비 등 갑질을 일삼은 5급 사무관과 과장이 감사원에 덜미를 잡혔다.
고깃값·술값 계산시키고, 출퇴근 픽업까지
장 차관은 "이번 감사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산업부와 공직 사회 전체에 불신을 초래하는 일로 재발 방지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장 차관은 직원 비위에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최고 한도로 일벌백계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또 직급별 청렴 및 갑질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직장 내 부당대우 신고센터 운영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감사원이 발표한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 간부들과 산하기관 임직원들의 각종 비위와 도덕적 해이 사례가 다수 포함됐다.
지역난방공사 직원 법카로 8500만원 결제 요구
산업부의 한 에너지 관련 부서에 소속된 40대 사무관 A씨는 수년간 명절 때 가족과 먹을 한우 고깃값을 대신 내게 하는 등 한국지역난방공사 직원들이 자기 대신 법인카드로 8500여만원을 결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는 부서로 파견된 공사 직원에게 3년 반에 걸쳐 출·퇴근 픽업이나 자녀 소풍 도시락 준비 등 업무와 무관한 행위를 강요하는 등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가 소속된 조직의 과장은 여러 차례 부서 회식을 하면서 난방공사가 법인카드로 1100여만원의 회식 비용을 결제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수뢰와 강요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고발 조치하는 한편 A씨는 파면, 과장은 정직 처분할 것을 산업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산업부는 중앙인사징계위원회에 이들의 징계 의결을 요청하기로 했다. 또 이번에 드러난 산하기관 법인카드 사용과 같은 사례가 더 있는지 점검하고, 현재 파견 중인 공공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파견 적정성도 재검토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방만 경영 및 도덕적 해이 사례 전반에 대해 공무원 수준에 준하는 자체 규정 구비 여부 및 이행 현황을 점검할 것"이라며 "산업부 감사관실과 소관 공공기관 감사실 주도로 철저히 후속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감사에서는 채희봉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출장 때 호텔 스위트룸에 묵으면서 하루 숙박비로만 260만원을 쓰고, 한국전력 직원이 직접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면서 수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등 산업부 산하 공기업과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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