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빠른배송' 경쟁
파이낸셜뉴스
2023.11.05 19:13
수정 : 2023.11.05 19:13기사원문
한국 유통시장 판도를 뒤흔들어 놓은 쿠팡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빠른 배송이다. '그냥' 빠른 배송이 아니라 주문 후 이르면 채 반나절이 되기 전에 도착하는 익일배송 서비스다. 장 볼 시간도, 아이 학교 준비물을 사러 갈 틈도 내기 쉽지 않은 현대인들에게는 주문 후 언제 배송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온라인 쇼핑의 최대 단점을 희석시키고도 남는 혁신적인 서비스다.
우려 섞인 업계의 시선 속에서도 꿋꿋하게 적자 행렬을 이어가던 쿠팡이 8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며 업계 전체에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된 데는 이 혁신적인 익일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온갖 생필품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에 이튿날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는 한 번이라도 쿠팡을 이용한 고객이라면 또다시 쿠팡을 찾게 되는 탁월한 록인효과(잠금효과)를 냈다.
이미 로켓배송으로 익일배송 서비스를 대표하는 대표 플레이어가 시장점유율을 점차 확대하는 상황에서, 별다른 차별화가 보이지 않는 유사 서비스를 막대한 비용을 써가면서 내놓을 실익 자체가 크지 않아 보인다. 배송 속도경쟁 앞에 각 이커머스만의 독자적인 상품 발굴능력이나 큐레이션 역량이 가려지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끝자리 10원 가격경쟁'을 벗어나 중소셀러와 상생을 도모하는 다양한 프로모션 역시 배송 속도경쟁에 가려지기는 마찬가지다.
clean@fnnews.com 이정화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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