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지방재정
파이낸셜뉴스
2023.11.05 19:18
수정 : 2023.11.05 19:18기사원문
그런데 이런 정부 정책방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부유층으로부터 거두는 세금은 감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직장인의 소득을 대상으로 재정 벌충에 나서는 모양새라 어리둥절하다. 특히 지방재정 분야에서는 교부세를 올해보다 8조원 이상 감액, 지자체들의 재정상황에 비상이 걸렸다. 교부세는 법정비율로 국세의 일정 부분을 따로 떼어내 지급하는 정률제인데 이를 줄여버리면 지방자치단체들은 예산이 크게 줄어 자체 사업, 행정서비스 등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부자감세 기조를 유지하다 보니 다른 대체물로 이를 만회할 계획인 것 같은데 '언 발에 오줌 누기'다. 부유층에 대한 감세를 역전시키면 해결할 문제인데도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계급 편가르기도 아니고 재정운용을 편향적으로 하면 당연히 불만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인지 지자체들의 재정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만 계속 나온다. 급기야 100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지자체들의 공유재산 관리를 엄격히 하겠다는 대책까지 나왔다. 공유재산 관리 강화에 누가 반대하겠는가. 그러나 재정을 줄여놓고 공유재산 등으로 이를 만회할 속셈이 뻔히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거기에 재정관리 건전성 등 상투적 표현까지 써가며 마치 재정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는 듯한 인상마저 풍긴다. 그러나 지방재정은 갈수록 급증하는 지역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7대 3 정도로 줄어들고 있지만 이마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결과치다. 종전에는 8대 2였지만 이 비율을 계속 줄여 지방재정 비율을 높여온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 위태롭다. 다시 원래 수준으로 회귀할 조짐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재정이 부족한 일부 지자체는 벌써부터 내년 긴축재정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국세가 감소하면 국세의 19.24%로 운영하는 지방교부세도 줄어 지자체의 재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지자체들은 이월심사 강화를 통해 이월액 및 불용액을 최소화하고, 연내 집행 불가한 모든 예산은 전액 삭감하는 등 가용재원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자체들은 당장 내년 사업 축소 등 신규 사업을 최대한 줄일 방침이어서 지역사회에 미치는 충격파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기인하는 세수충격을 지자체에 전가하는 정부의 태도 전환이 시급하다.
ktitk@fnnews.com 김태경 전국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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