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아놓은 공… 그것 또한 예술
파이낸셜뉴스
2023.11.20 18:44
수정 : 2023.11.20 18:44기사원문
제프 쿤스 'Encased-Five Rows'
1955년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태어난 제프 쿤스는 어린 시절부터 드로잉 회화 등 다양한 방면에 소질을 가지고 있었는데,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가구 딜러였던 아버지는 어린 시절 쿤스가 그린 작품을 가게에 걸어 두기도 했다.
시카고 예술대학(SAIC) 등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대학 졸업 후 1977년부터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특이하게 그 후 몇 년 동안 자본주의의 중심인 월스트리트에서 증권 브로커로 일하며 시장에 대한 감각을 키웠다.
더욱이 앤디 워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는 앤디 워홀이 운영했던 팩토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스튜디오를 차려 작품을 제작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가장 잘 구현해낼 수 있는 기술자와 조수의 도움을 받는 것은 예술의 핵심 본질이 아니라고 정의했다. 결국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것은 개념이지, 붓의 사용 방식이나 기술적 측면은 아니라는 것이다.
11월 K옥션 경매에 출품된 제프 쿤스의 작품 'Encased-Five Rows'(추정가 16억~20억원·사진)는 농구공과 축구공을 유리 케이스 안에 넣어 제작한 것으로 농구공과 축구공의 브랜드를 그대로 노출하는데, 이는 1980년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미국에서 큰 부와 성공을 가능케 한 스포츠와 아메리칸 드림에 관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미술은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제프 쿤스의 작품은 대중문화와 일상 생활을 소재한 한 예술이기에 더욱 많은 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손이천 K옥션 수석경매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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