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에 아수라장 된 울산.. 병원,상점,도로까지 속수무책

      2023.12.06 19:40   수정 : 2023.12.06 19: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에서 6일 오후 3시 40분께 남구와 울주군 일부 지역에서 8만7600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일부 지역은 전기 공급이 곧바로 이뤄졌지만 일부는 1시간 50분 가량 정전이 계속돼 각종 피해로 이어졌다.

■ 냉장고 꺼진 편의점..병원, 관공서 주변 혼란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구청과 동사무소 등 관공서에는 주민과 지역 상인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남구 신정동의 한 주민은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것은 30년 울산 생활에서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울산 남구청 관계자는 "신호등이 꺼졌다거나 정전이 언제 복구되냐는 문의성 민원이 많았다"라며 "정전 때문에 자신이 판매하는 물고기가 다 죽을 판이라는 자영업자 민원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신정 5동의 한 온라인 대게 판매점에서는 정전으로 냉동고 가장이 중단되면서 속을 태웠다.
비상에 대비해 냉동 탑차를 대기 시켜 놓았다.


정전이 발생한 한 병원에서는 컴퓨터와 진료 기계를 사용할 수 없어 환자를 돌려보내기도 했다.

울산병원에 인근에서는 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가 건물이 정전돼 진료 후 약을 구입하러 온 환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타 지역 약국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또 다른 병원에서는 기계식 주차타워가 작동하지 않아 진료를 보고 나온 시민들이 차를 빼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편의점도 속을 태웠다. 냉장 식품들이 상할 수 있어 폐기 여부를 놓고 고민을 해야 했다. 신정동의 한 편의점에서는 1시간 50분이 지난서 전기가 들어왔는데 냉동 식품을 그대로 판매했다. 일부 손님은 냉장고의 음료수가 시원하지 않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주민센터에서는 민원을 보러 온 주민들이 서류 등을 발급 받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고, 불 꺼진 센터 건물에는 직원들만이 자리를 지켰다.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갇히는 사고도 발생했다.

울산소방본부가 집계한 이날 엘리베이터 갇힘 신고는 31건이나 됐다. 이 밖에 안전사고 12건, 화재 의심 6건 등 접수됐다. 정전과 관련해 신고된 건수는 총 756건으로 파악됐다.



■ 아기 분유도 못 타... 온라인 커뮤니티 통해 피해 호소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도 정전과 관련된 게시글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전기밥솥, 인터넷, 휴대폰 다 멈췄다”라며 “남은 배터리도 없어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단수가 된 지역도 있었다. 옥동, 신정동 일대에는 3시간여 동안 수도가 나오지 않아 불편을 겪기도 했다.

신생아를 키우고 있는 한 주민은 “제때 아기 분유를 타줘야 하는데 물도 나오지 않고, 전기포트도 사용할 수 없어서 애를 먹었다”라고 호소했다.

신호등도 꺼져 도로 위 상황도 아수라장이었다.

남구 신정동 공업탑에서 삼산동 방향의 대로에는 차들이 엉켜 운전자들이 '거북이 운행'을 해야만 했다.

울산 경찰은 신호등 140여 대가 꺼졌고, 오후 6시쯤 129개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전은 발생 약 1시간 50분 만에 복구됐다.
한국전력공사 울산지사는 이날 오후 5시 28분께 정전 복구 작업이 완료돼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정전의 원인은 울산 옥동변전소 내 변압기 문제인 것으로 한전은 추정하고 있다.


정전으로 피해를 본 지역은 울산 남구의 옥동, 무거동, 신정동, 달동, 상계동, 야음동과 울주군의 범서읍 등 7개 동 8만7595세대에 이른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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