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시절 소년·소녀들과 함께···1박2일 가이드로 나선 유홍준 교수
파이낸셜뉴스
2023.12.14 19:01
수정 : 2023.12.15 10:02기사원문
남도문화답사 다녀왔어요
역사문화 분야 스테디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와 함께 청춘을 보낸 독자들이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 저자인 유홍준 교수(전 문화재청장· 사진)와 나란히 남도 여행길에 올랐다. 어느덧 일흔을 훌쩍 넘긴 교수와 머리 희끗한 중년이 된 독자들은 배우자 또는 자녀, 동료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출발해 집결지인 나주역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지난 9일과 10일 양일간 강진·해남 일대에서 진행된 '남도문화답사 1박2일' 이야기다.
전라남도가 '2022-2023 전남 방문의 해'를 맞아 기획하고, 전남관광플랫폼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총 100명의 독자들이 참가했다. 전남관광플랫폼은 지난달 진행한 사전모집에 등록된 신청 사연글 중 심사를 거쳐 서울·경기·부산·대구 등 전남을 제외한 10개 지역에서 60대부터 20대까지 전 연령대에서 고루 참가자를 선정했다. 전체 인원 중 여성은 70% 남성은 30%였다. 관계별 구성 비중은 부부, 동료, 친구 순으로 많았고, 성인이 된 자녀와 함께 온 장년층도 다수 있었다.
국토 순례라는 말을 더 친숙하게 사용했던 50대 참가자들은 지역관광 1세대로서 저마다 추억으로 간직한 강진 여행 무용담을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 그 시절 남도 여행 필수품은 단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였다. 이미 여러 번 읽어 헤어진 책을 옆구리에 끼고 교통편도 마땅치 않은 강진과 해남 일대를 누빈 일화는 청춘의 낭만으로 남았다고 했다.
유홍준 교수는 이틀간 주요 코스를 직접 이끌며 여행단과 함께했다. 또 도서 30주년을 기념해 발간된 다이제스트판에 참가자 100여명의 이름을 일일이 적은 친필 사인본을 참가자 모두에게 전달했다. 처음으로 강진에 온 한 참가자는 "전남하면 여수, 목포만 떠올렸는데 가볼 곳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유 교수님 덕에 남도의 매력을 잘 느낀 여행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랜 팬들과 함께 남도문화답사를 마친 유 교수는 "답사기의 유례없는 인기는 90년대 문민정부 출현, GDP 1만달러 돌파, 영화 '서편제'의 대흥행, 해외여행 자유화로 가능해진 문화사 비교 등 정치·경제·문화·예술 전 분야에 걸쳐 '나 그리고 우리의 것'에 집중하는 시대적인 변화가 일어난 시점과 일치한다"면서 "여전히 발견될 곳이 많은 한반도에서 여러분들만의 답사기가 나오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