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신고받고 간 현장에 '저혈당 쇼크 노인'..설탕물 떠먹여 살려낸 경찰
파이낸셜뉴스
2024.01.06 05:00
수정 : 2024.01.06 16:13기사원문
지난 5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0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56분께 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술 취한 사람이 계란을 떨어뜨리고 복도에서 자려고 한다"라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아파트 복도에 쓰러져있던 70대 노인
박 경감과 한 경위가 응급조치를 실시하는 중 A씨를 찾아 단지 내를 뛰어다니던 보호자가 달려와 저혈당 환자라는 사실을 전했다.
낮 기온도 영하권으로 추웠던 이날 A씨는 계란 한 판 등을 사서 집에 돌아오던 중에 저혈당 쇼크로 의식이 희미해지면서 계란을 땅에 떨어뜨렸던 것으로 보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설탕물 먹이며 응급조치
경찰관들은 A씨를 집으로 옮기고 손이 불편한 아내 대신 A씨에게 설탕물을 조금씩 먹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들은 "조금만 넘기세요. 뱉지 마시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살아야 한다"라며 직접 A씨에게 숟가락으로 설탕물을 먹이는 등 응급조치했다.
10여분 뒤 일부 의식이 돌아온 A씨는 구급차에서 치료받고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건강을 회복한 A씨는 이후 자신을 도와준 경찰관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성인 경감은 "출동 현장에서 급하게 응급조치해야 할 때는 혹시라도 나쁜 결과가 나올까 봐 걱정도 된다"라면서도 "당시 의식을 잃은 할아버지나 몸이 불편했던 할머니가 부모 같았고 남 일 같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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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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