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日 "민주적 선출 환영, 교류 확대 기대"… 中·러는 "중국의 일부" 의미 축소
파이낸셜뉴스
2024.01.14 18:25
수정 : 2024.01.14 20:34기사원문
국제사회 엇갈린 반응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지난 13일 진행된 대만 총통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후 국제사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민주적 선출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그러나 중국은 물론 러시아도 선거 의미를 축소했다.
■美·EU·日 "민주적 의의 커, 환영"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국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대만 총통선거에 대한 성명을 내고 "라이칭더의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양안(중국과 대만)의 관계에 있어 평화와 안정을 유지, 평화적으로 이견을 해결하며 강압과 압박으로부터의 자유를 약속한다"면서 "라이칭더 및 대만 모든 정당 지도자들과 협력해 공동 이익과 가치를 증진시키고 미국과 일치하는 오랜 비공식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도 관례에 따라 대만 선거 직후 비공식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EU와 영국, 일본 등은 대만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았음에도 총통선거가 갖는 민주적 의의를 짚으며 양안 관계의 평화와 안정을 당부했다.
호셉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을 통해 "민주적 행사에 참여한 모든 대만 유권자들에게 축하를 건넨다"며 "EU는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를 여전히 우려하고 있으며 현상을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NHK 등에 따르면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도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에 축하의 뜻을 표한다"면서 "비정부 차원의 협력관계를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바탕으로 일본과 대만 간 협력과 교류를 더욱 심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휴양지 캠프 데이비드로 떠나기에 앞서 대만 선거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대만관계법에 근거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며, 양안 관계의 일방적인 상태변경에 반대하고 대만의 평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中·러 선거 의미 축소
반면 중국과 러시아 등은 대만 선거 의의를 축소하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대만 지역의 두 선거(대선과 총선) 결과는 민진당이 섬(대만) 안의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고 주장했다.
천 대변인은 "선거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기본구도와 발전방향을 바꿀 수 없고, 양안 동포가 가깝고 친밀해지려는 공동 바람을 바꿀 수 없다"면서 "조국이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점은 더욱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민진당의 득표율이 50%에 미치지 못했고, 직전 대선인 2020년 선거에 비해 민진당 지지세가 축소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도 '대만은 중국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선거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마리하 자바로바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양안 관계는 순전히 중국 내부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이 있고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며 "대만은 중국의 불가분한 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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