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 0골 탈락 위기' 中축구…'80세 노장' 붙잡고 "돌아와달라"
뉴스1
2024.01.23 09:17
수정 : 2024.01.23 09:46기사원문
(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중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자신들의 아시안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무득점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중국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0-1로 졌다.
이로써 중국은 2무1패(승점 2)로 카타르(승점 9), 타지키스탄(승점 4)에 밀려 조 3위가 됐다. 중국은 나머지 5개 조의 3위 성적에 따라 16강에 오를 수 있는데, 산술적인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결코 쉽지 않다. 이번 아시안컵에는 24팀이 참가해 4팀씩 6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조 1, 2위와 3위 중 상위 4팀이 16강에 오를 수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바레인(이상 승점 3)이 이미 중국에 앞서 있으며 나머지 조 3위들도 최종전 결과에 따라 중국의 승점을 넘어설 수 있다.
만약 중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 지난 2011년 카타르 대회 이후 13년 만이다. 심지어 '0골 탈락'은 최초다.
최근 거듭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부진을 씻지 못했다. 외려 더 처참하다.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은 수비수 5명을 배치한 극단적인 수비 축구로 이번 대회에 임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는 상대가 골대를 2번 때리는 등 행운이 따르며 패배를 면했고, 주전들을 대거 선발에서 제외한 카타르를 상대로 0-1로 졌다.
공격에서도 중국은 수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최악의 골 결정력으로 무득점에 그쳤다. 중국은 지난 1976년 이란 대회부터 13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고 있는데 1골도 못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답답한 내용과 결과에 중국 축구 팬들은 얀코비치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등 뿔이 났다.
카타르전 패배 직후에는 지도자 생활을 접은 '노장' 밀루티노비치(세르비아) 감독을 만나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중국을 2002 한일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던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대회 현장을 찾아 카타르와 중국전을 지켜봤는데, 경기 후 스타디움 밖에서 중국 팬들과 만났다. 중국 팬들은 10분 넘게 밀루티노비치 감독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현재 중국 축구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한 중국 팬은 "제발 중국 감독으로 돌아와 달라. 중국 축구에는 당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답 없이 그저 미소를 지었다.
한편, 자칫 단 3경기로 짐을 싸야 할지 모르는 중국 선수들은 굴욕적인 결과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선수단은 카타르전이 끝난 뒤 일렬로 줄 지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용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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