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가는 날 쓰러진 30대 엄마, 5명에 새 삶 선물하고 하늘로
파이낸셜뉴스
2024.03.08 13:53
수정 : 2024.03.08 15: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자녀들과 여행 가기로 한 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뇌사상태 빠진 아이 엄마.. 가족들 장기기증 결단
10년 전 뇌혈관의 내벽이 두꺼워지면서 일정한 부위가 막히는 '모야모야병'으로 수술을 받은 원씨는 회복해 지내던 중 지난달 16일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원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원씨가 쓰러진 날은 자녀들과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원씨는 집안일을 하고, 원씨의 남편은 자녀들을 데리고 키즈카페에 갔다. 아이들과 함께 외출한 뒤 집으로 돌아온 원씨의 남편은 집에 쓰러져 있던 원씨를 발견됐다.
원씨의 가족들은 의료진으로부터 회생 가능성이 작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원씨가 누워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증에 동의했다.
남편 "애들 잘 키울게, 하늘에서 지켜봐 줘" 마지막 인사
경북 구미에서 2남매 중 첫째로 태어난 원씨는 내향적이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평소 요가와 필라테스를 즐기며 건강을 챙겼고, 드라이브와 꽃구경을 즐겨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씨의 남편은 떠난 아내에게 "함께해 줘서 고맙고, 우리 애들 너무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며 "애들을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울 테니 하늘에서 잘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아이를 사랑했던 평범한 어머니의 특별한 생명 나눔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며 "아픔으로 평범한 생활을 못 한 이식 대기자에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게 해드리고 가족분들에게도 위로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