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서 뭉친 소액주주... 지분 모아 기업 움직인다
파이낸셜뉴스
2024.03.12 18:44
수정 : 2024.03.12 18:44기사원문
주총 앞두고 '거액주주 변신'
전용앱 액트·헤이홀더 등서 활동
29개 상장사 겨냥 주주제안 제출
이사 선임·주주환원 확대 '입김'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플랫폼에 뭉치고 있다. 30개 가까운 기업에 이사 선임, 주주환원 확대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거액주주'로 성장한 소액주주연대의 표심이 주총 결과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주행동주의 플랫폼 액트(15개사), 비사이드코리아(10개사), 헤이홀더(4개사)를 통해 주주제안이 제출된 기업은 모두 29개로 집계됐다.
그간 소액주주들은 지분을 모으기가 쉽지 않아 기업에 대항해 한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상법에 따르면 주주제안권은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하고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소유하거나 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경우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을 통해 주주인증과 전자위임이 간편해지면서 표 대결을 예고할 만큼 '세 결집'이 가능해졌다.
주주들은 특히 이사회에 경영실패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이사 선임·해임, 감사 선임·해임 등을 활발하게 제안하고 있다. 액트에 따르면 주주제안 건수로 봤을 때 이사 선임·해임과 감사 선임·해임이 각각 10건으로 제일 많았다. 이 외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9건), 집중투표제(6건), 배당(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3월부터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사유까지 발생했던 코스닥 상장사 알파홀딩스가 대표적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 집중투표제 도입 등의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전문가들은 거세지는 주주행동주의 바람이 플랫폼을 타고 세력을 더욱 넓히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요구가 확대되면서 소액주주들의 입김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연구원 황현영 연구위원은 "합리적 주주제안을 해야 지지를 받고, 주총에서 통과가 될 수 있어 소액주주 입장에서도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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