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자극 우려 큰 25만원 지급, 野 옹고집 멈춰야
파이낸셜뉴스
2024.05.13 18:01
수정 : 2024.05.13 18:01기사원문
KDI, 소비 회복세라 지원금 불필요
재정부담 크고 위헌 논란도 제기돼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어 소득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KDI의 분석이다.
KDI는 반도체 반등, 수출 호전이 실질 구매력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민간소비 부양을 위한 단기부양책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금리인하를 늦출 가능성도 있다고 제언했는데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금리인하가 계속 미뤄지면 이로 인해 소비회복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KDI 조언대로 부양책보다 실질 구매력을 높일 수 있는 중장기 구조개혁이 절실하다.
고물가는 지금 세계적인 골칫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의 기대대로 금리 피벗(정책전환)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잡히지 않는 물가 때문이다. 이 상태라면 금리인하는커녕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까지 있다. 그만큼 물가는 잡기가 어렵다. 이럴수록 정부와 정치권이 물가를 자극할 정책을 삼가는 것이 최선이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는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은 이런 현실에서 과도하고 불필요한 정책이다. 야당은 예산 편성과 지급 시기, 방식까지 규정해 특별법으로 밀어붙이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헌법이 보장한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한 명백한 위헌에 해당한다.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행정부 권한까지 넘보려는 것은 지나친 오만이다. 입법부가 스스로 헌법을 어겨서 될 일인가.
특별법에 소요될 예산은 13조원에 이른다. 1100조원 넘는 나랏빚이 있고, 세수가 제대로 안 걷혀 국가재정 운용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현금 살포가 경기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도 않았다. 소비회복 추세가 이어진다면 부양책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인플레만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KDI 지적도 돌아봐야 할 것이다. 이런 사정들을 고려해서 야당은 옹고집을 그만 부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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