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수요 둔화 장기화… 2차전지주 줄줄이 신저가

파이낸셜뉴스       2024.05.29 18:04   수정 : 2024.05.29 18:04기사원문
글로벌 전기차 시장 불황에
국내업체 시장 점유율도 하락
LG엔솔·에코프로 52주 신저가
증권가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2차전지 관련주가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국내외 증권가에서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거나 실적 부진을 우려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 이후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 하락한 34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4일 35만6000원(종가 기준)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지 3거래일 만이다. LG화학도 5.24% 하락한 37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약세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두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낮추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때문이다.

S&P글로벌은 지난 28일 이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수요 확대가 정체되면서 실적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S&P글로벌은 "미국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미국 공장의 생산량 확대를 통해 다른 지역의 둔화를 완전히 상쇄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2차전지 대장주의 급락은 섹터 전반의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4.65% 하락한 9만300원에 장을 마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액면분할로 지난달 25일 10만3400원에 거래를 재개했던 에코프로는 한 달 사이 주가가 12.7% 밀렸다.

삼성SDI도 4.82% 하락한 38만5000원에 마감, 지난달 17일 이후 한 달 만에 주가가 30만원선으로 내려앉았다.

증권가는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실적 눈높이를 낮추는 모습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예상 실적에 비해 현 주가가 높다는 판단이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5.59% 내린 18만75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 정원석 연구원은 "북미, 유럽 전기차 수요 부진, 양극재 판가 하락, 유럽과 신흥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 등으로 조정된 중장기 실적 전망치를 고려하면 2027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26.1배의 밸류에이션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업황의 반등 시점을 이르면 하반기, 늦으면 내년 상반기로 내다보고 있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전방 수요 부진에 따른 가동률 저하 및 리튬 가격 하락으로 인한 평균판매단가(ASP) 급감이지만 하반기부터는 점진적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며 "금리인하와 글로벌 경기 회복, 낮은 재고 수준에 따라 보복 수요가 전망돼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원석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리튬 가격 안정화로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겠지만 본격적 물량 회복은 내년에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