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업튀' 작가 "'순정남 류선재' 사랑받은 이유? 변우석 힘이죠" ②
뉴스1
2024.06.01 08:01
수정 : 2024.06.01 08:01기사원문
덕분에 마지막회(16회) 시청률은 5.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타깃층인 2049 남녀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평균 3.9%로 전 회차 8주 연속 전 채널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또한 '선재 업고 튀어'는 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플랫폼 펀덱스(FUNdex) 5월 4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 4주 연속 1위, 세계 최대 콘텐츠 리뷰 사이트 IMDb 평점 9.1점 등 호성적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입증했다.
이 같은 작품의 흥행 뒤에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애쓴 제작진이 있었다. 이시은 작가는 3년 동안 '선재 업고 튀어'라는 다채로운 세계를 만들었고, 윤종호 PD와 김태엽 PD는 섬세한 연출로 이 책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또 하나의 좋은 드라마가 시청자와 만날 수 있었다.
이에 뉴스1은 5월 31일 윤 PD와 김 PD, 이 작가를 만나 작품에 대한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선재 업고 튀어'에서는 배우들이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해 호평받았다. 어떤 점을 보고 캐스팅했는지 궁금하다.
▶(이시은) 이미지에 맞는 배우였으면 했다. 단순히 한 나이대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10~30대까지 다 소화해야 하지 않나. 누가 있을까 고민했는데, 30대가 맞으면 10대 이미지에 안 맞고 10대가 어울리면 30대는 아니더라. 그러다 영화 '20세기 소녀'에서 변우석을 보게 됐다. 늘 성인인 모습만 봤는데 학생 이미지도 잘 어울렸다. 이후 대본이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해줬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한다고 해서 너무 기쁘고 '운명인가' 했다.
▶(윤종호) 우석이는 가진 게 많은 친구인데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게 많다. 류선재 역은 많은 걸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라 배우가 연기할 때 힘든 부분이 있다. 시점마다 캐릭터들이 달라야 하고 톤도 달라야 하니까. 그래서 내 나름대로는 고등학생, 대학생, 성인 시절을 각각 몰아서 찍으려고 했는데, 일정상 안 될 때가 있었다. 그래서 우석이가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서로 노력하면서 류선재라는 캐릭터를 잘 소화했고 점점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서 좋았다.
▶(이시은) 임솔은 쉽지 않은 캐릭터다. 밝아야 하지만 아픔도 깊은데 이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누굴까 고민이 되더라. 김혜윤이라는 배우는 '어쩌다 마주한 하루'를 보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후에 '불도저에 탄 소녀'에서 깊은 감정 연기를 하는 걸 보게 된 거다. 이런 배우라면 임솔을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기획 초기부터 염두에 두고 작업을 했다. 그러다 대본이 나오고 캐스팅할 때 출연을 해준다고 해 기뻤다. 이미지를 두고 극본을 썼던 배우가 그 작품을 해줄 확률은 높지 않다. 혜윤이가 솔이를 연기해 준 건 행운이었다. 덕분에 작품이 더 빛을 발하지 않았나 한다.
▶(윤종호) 혜윤이는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아닌가. 다만 선재가 첫눈에 반해야 하기에 미적으로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빠의 마음으로 관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본인이 받아들이더라. 또 연기적으로는 34세 솔이를 연기하는 걸 힘들어했는데, 작가님이 그 톤을 말해주니 잘 알아듣고 연기했다. 그런 작업을 할 땐 힘들었지만 같이 잡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얼마 전 '힘쎈여자 강남순' 백미경 작가가 변우석에 대해 '걔는 왜 남의 드라마에서 터져서, 사실 너무 축하한다'라고 격하게 칭찬하기도 했는데.
▶(이시은) 그렇게 말해주셔서 감사했다. '선재 업고 튀어'로 잘됐다기보다는 배우 본인이 가진 것들이 많다.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빌런도 해보고, 이외에 다양한 작품으로 쌓아온 것들이 운 좋게 우리 드라마에서 빛을 본 게 아닐까 한다. 그 시간이 있어서 류선재도 있지 않았을까.
-이 작품에서는 류선재 캐릭터가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이시은) 류선재가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 남주인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개 '로코 남주'들은 까칠하다가 여주인공과 티격태격하면서 점점 스며들지 않나. 오히려 '서브남'이 다정하면서 한 여자만 짝사랑한다. 나는 한없이 다정하고 상대에게 져주고 순애보가 있는 이 '서브남'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싶었다. 그게 류선재다. 그런 배치를 바꿔보는 걸 좋아해 주신 것 같다. 사실 이건 배우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이 만든 힘이다. 선재는 솔이를 오해해도 좋아하고 다 져주고 하니까 자칫하면 심심하게 비칠 수 있다. 그런데 배우가 연기를 잘해주고, 연출이 이를 극대화하니까 선재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듯하다.
-'선재 업고 튀어'는 주인공이 한 사람만 바라보는 서사이다 보니 소위 말하는 '고구마'가 없더라. 이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한 것인지.
▶(이시은) 그런 것도 있긴 하다. 우리 드라마 전체에서 '고구마' 같은 상황은 13회 엔딩 한 번이다. 이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건 운명 말고는 없었다. 그렇게 타임슬립으로 시간이 꼬여도 서로 너무 사랑하면 다 무용지물이다. 시청자들이 '고구마 서사'를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전개상 조금 답답할 수 있겠다 싶은 부분은 홀수 회차에 배치했다. 힘들어도 일주일이 아니라 하루만 힘들게.(웃음)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드라마를 보는 걸 원하지 않았다. 또 그럴 때는 에필로그에 복선을 깔았다. 그 중 '엠티에서 키스하면 결혼한다'는 내가 한 것이고, 청사초롱 연출은 감독님들이 하신 거다. 다 두 사람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N인터뷰】③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