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美 '죽음의 천사' 특전항공기 이례적 공개, 한미동맹 과시
파이낸셜뉴스
2024.06.24 20:57
수정 : 2024.06.24 20:57기사원문
주한 미특전사령관 "두 조국 수호, 70년 동맹 '피의 의지' 잊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AC-130J는 적의 열추적 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내뿜는 플레어가 천사의 날개 형상을 보여 '죽음의 천사'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12일 오산기지에 도착한 AC-130J는 한미 특수전 부대·한국 공군 등과 연합·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데릭 립슨 주한미특수전사령관은 AC-130J를 배경으로 "작전 수행력을 제고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훈련해야 하고, 따라서 이 항공기와 승무원을 한반도에 투입할 기회가 오면 언제든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철통같은 동맹에 대한 의지, 안전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70년 동안 함께 노력해 온 피의 의지를 잊지 않았다"며 한반도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매년 한반도를 고향 삼아 부대원들과 훈련한다"며 "이를 통해 상대를 억제하는 확고한 태세를 유지하고, 분쟁을 예방하는 동시에 필요한 경우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며 "두 조국(homelands) 수호를 위한, 동맹에 대한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반도에 전개한 AC-130J의 승조원을 지휘하는 조시 버리스 미 공군 소령은 "최대 16시간 정도, 혹은 (공중급유를 받으면) 그 이상도 오래 비행할 수 있다"며 "목표 상공에 중단없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게 이 기종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버리스 소령은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건십을 운용하는 국가"라며 "굉장히 비용이 많이 들고 능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의 효과나 이득을 봤을 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AC-130J는 현재까지 만들어진 가장 치명적인 건십(gunship)으로 다양한 표적을 제거할 수 있다. 우리는 필요할 때마다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강조했다.
AC-130J는 30㎜ 및 105㎜ 포와 GBU-39 유도폭탄,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 GBU-69 활공탄, AGM-176 '그리핀' 미사일 등을 발사할 수 있으며 전 세계 어떤 항공기와도 견줄 수 없는 매우 독특하고 지속적이며 정확한 사격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미 공군의 대형 수송기 C-130J 수송기를 개량해 만든 AC-130J의 좌측면엔 기관포와 곡사포가 장착돼 있다. 특히 많은 탄약을 적재할 수 있는 곡사포는 미사일이나 폭탄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낮은 가격에 정확한 공격 능력을 갖추고 최대 사거리가 11㎞에 달해 제공권을 장악한 상황에선 적에게 치명적인 공격 수단이 될 수 있다. 베트남전에서는 건십이 공중급유를 받아 가며 밤이 새도록 화력지원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C-130J의 한반도 전개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여 만으로 지난 18일 강원 태백의 필승사격장에서 진행한 실사격 훈련 당시 AC-130J는 오산기지에서 날아와 훈련장 상공을 2시간가량 맴돌며 105㎜ 포를 수십 발 퍼부은 바 있다.
AC-130J의 이번 한반도 전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과 북러 정상회담에 맞물렸으나, 미군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주변 국가의 현재 정세와 무관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항공기 전개를 공개한 것 자체가 북한을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도 해석될 수밖에 없다.
배리스 소령은 한국에 전개한 AC-130J의 향후 이동 계획에 대해선 "이번 주 후반에 한반도에서 떠날 예정"이라며 "그 전에 완료하려는 몇 가지 추가 훈련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AC-130J가 이번 주 예정된 한미일 3국 간 첫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엣지'에 참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훈련엔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참여한다. 지난 22일 루스벨트함과 이지스 구축함인 '할시함', '다니엘 이노우에함' 등 미 제9항모강습단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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