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일라이릴리', 제2의 엔비디아 꿈꾼다
파이낸셜뉴스
2024.06.30 18:16
수정 : 2024.06.30 18:16기사원문
시총 1189조… 올해 53% 상승
알츠하이머약도 FDA승인 전망
6월 30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연초(592.20달러) 대비 52.88% 상승한 905.3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의 상승률(15.13%)것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다. 시가총액은 8605억달러(약 1189조원)에 달해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486조원)보다 2배를 웃돈다.
이에 KGCI자산운용은 'KCGI 미국 S&P500 TOP10 상장지수펀드(ETF)'에서 테슬라 등을 제외하고 일라이릴리 등을 편입하기도 했다.
주가가 900달러에 육박하면서 일라이릴리도 액면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전문매체 더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의 아드리아 치미노는 "주식 분할 시계가 다음은 일라이릴리를 가리키고 있다"며 "일라이릴리는 4차례의 주식 분할 경험이 있고, 마지막 분할이 오래 전이지만 주가가 크게 상승한 후 주식 분할에 개방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리서치기업 팩트셋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목표주가는 886.44달러로 현 주가보다 2% 낮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최근 4개 분기 기준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27.4배, 64.17배다. 비교기업인 애브비의 50.6배, 37.63배나 암젠의 43.5배, 32.56배보다 고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젭바운드' 등 비만·당뇨 치료제에 대한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이고,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행보도 좋아 실적과 주가는 앞으로도 더 상승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공통된 견해다.
트루이스트증권은 최근 일라이릴리의 목표주가를 기존 892달러에서 100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비만 치료 시장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일라이릴리의 비만 관련 제품 파이프라인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에 대해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약물의 사용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와 또 다른 성공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하헌호 선임연구위원은 "일라이릴리의 도다네맙은 늦어도 올해 말까진 FDA의 최종 승인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라이릴리는 챗GPT로 유명한 오픈AI와 협력, 항생제 내성(AMR)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항균제 개발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더 모틀리 풀의 아담 스파타코는 "일라이릴리가 AMR 연구에 진전을 이루기 시작하면 다른 분야에도 오픈AI를 활용하기 시작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일라이릴리와 오픈AI는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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